스포츠 칼럼

데파이로 출발, 토트넘 영입 썰 [2019-20 겨울 이적시장 12월 1주차]

저뫼 2019. 12. 3. 00:00

 

1월 이적 시장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2019-20 프리미어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혼전 양상이다. BIG6 중 리버풀이 무패로 압도적 1등 달리고 있고, 나머지 5개 팀은 명성에 맞지 않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토트넘과 아스날은 감독이 경질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직전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토트넘을 진출시킨 포체티노 감독은 성적 부진, 구단과의 마찰로 경질되었고 후임으로 무리뉴 감독이 왔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역대급으로 돈을 푼 아스날 역시 기대 이하의 경기력과 성적을 이어갔고 감독인 에메리를 오래 두고 볼 수 없었다.

 

지난여름, 토트넘 이적 관련 글을 매주 화요일마다 썼었다. 겨울 이적 시장이 다가온 시점에서 다시 토트넘 이적과 관련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은돔벨레, 로 셀소, 세세뇽 영입으로 미드필더 보강에 나선 토트넘은 실패에 가까운 영입 결과를 보였다. 은돔벨레는 몸값에 비해 활약이 저조하고 로 셀소와 세세뇽은 부상으로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있다.

 

그런 중에 베르통언은 폼이 완전히 떨어지고, 요리스는 부상까지 당하며 수비 라인에 문제가 생겼다. 센터 포워드 케인의 백업이 없어 체력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교체 자원이 시원치 않아 주전 의존도가 심하다.

 

토트넘의 플레이메이커였던 에릭센은 지난여름 이적이 불발된 뒤 마음의 고통이 심했는지 경기력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겨울에 이적이 확실 시 되고 있다.

 

12월 첫 주에 토트넘과 링크된 선수는 올림피크 리옹 소속 멤피스 데파이이다. 지난 1일 ESPN은 토트넘이 데파이 영입을 위해 5,000만 파운드를 준비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다른 매체에서도 토트넘이 데파이를 위해 깜짝 놀랄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데파이는 올 시즌 14경기에 나와 11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고 리그에서는 7골로 득점 순위 5위에 올라있다.

 

 

데파이의 장점은 드리블 능력, 오프 더 볼 움직임, 프리킥이다. 특히, 반대발 윙어로 드리블 능력을 이용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는 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중거리 슛 능력도 가지고 있어 최근 윙어에게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2014-15 시즌에 보여준 프리킥 능력도 있다. 33번의 프리킥에서 8개를 골로 연결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여준 시즌이었다.

 

득점 욕심이 있는 나머지 드리블을 오래 끄는 것과 슈팅을 남발하는 것은 그의 단점이다. 경기 템포가 빠른 프리미어리그에 다시 온다면, 단점 때문에 실패했던 프리미어리그에서 재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의 성장과정을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많다. 12살이 되었을 무렵, 이미 축구로 유명했던 데파이는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 PSV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에서 관심을 받았다.

 

유소년 시절을 보낼 팀을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데파이는 할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는데, 할아버지는 아약스의 팬이었다. 그런데 손자에게는 아인트호벤을 가라고 제안했다.

 

할아버지의 말대로 아인트호벤으로 간 데파이는 2011년 9월, 1군에서 데뷔해 차근 차근 성장했고 2013-14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다. 특급 유망주답게 네덜란드 왕립 축구 협회의 지원도 받는다. 어릴 때부터 네덜란드의 유명 코치와 선수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전성기는 2014-15 시즌에 찾아온다. 시즌 직전에 열렸던 2014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3위 달성에 기여했다. 특히, 호주 전에서 넣은 그의 골은 네덜란드 선수 중 월드컵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골을 넣은 선수로 만들어 준다. 만 20세 4개월째 되는 날이었다.

 

월드컵의 활약을 이어간 데파이는 리그에서 22골을 넣어 득점왕에 오른다. 또한, 2008년 이후로 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 아인트호벤에게 우승컵을 안겨주었다. 그 활약에 힘입어 올해의 네덜란드 축구 선수로 선정되며 어린 나이에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2014-15 시즌을 마치고 유럽 명문 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첼시, 토트넘, 맨유가 그에게 관심을 드러냈고,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여러 차례 데파이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실패했다.

수많은 경쟁 상대가 있었음에도 데파이는 A 대표팀 데뷔를 시켜준 반 할 감독이 있는 맨유로 이적한다. 이적료는 3,060만 파운드, 막대한 돈을 투자해 데파이를 손에 넣은 맨유였다.

 

하지만 데파이가 맨유를 선택한 일은 최악이 되었다. 2015-16 시즌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한 데파이는 좀처럼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았고 기대가 컸던 코칭스태프와 언쟁을 벌이며 1월부터 후보 선수로 경기에 나오게 된다.

 

다음 시즌인 2016-17 시즌에는 완전히 전력 외 취급을 받기 시작한다. 없는 선수로 취급하는 맨유에서 더 이상 남을 수 없었던 데파이는 2017년 1월 리옹으로 이적해 재기를 노린다.

 

조지 베스트, 브라이언 롭슨, 에릭 칸토나,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등 맨유의 레전드가 썼었던 등번호 7번을 요구하고 달았던 데파이의 씁슬한 퇴장이었다.

 

 

이적 후, 리옹의 주전으로 활약한 데파이이다. 지난 시즌에는 센터 포워드로 변신해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올 시즌도 센터 포워드와 왼쪽 윙어로 나오면서 멀티 포지션을 적응하고 있다.

 

맨유에서 1년 반 동안 부진했던 데파이는 네덜란드 대표팀에서는 굳건한 주전으로 활약했다. 주로 왼쪽 윙어로 나온 데파이는 최근에는 리옹에서 하는 것처럼 센터 포워드로 나오고 있다.

 

부상 경력은 깨끗한 편이다. 2012년에 무릎, 2014년 넓적다리, 사타구니, 2019년 넓적다리 부상이 있었다. 2014년 사타구니 부상으로 한 달 정도 결장한 것을 제외하면 10일 이내의 단기 부상이었다.

 

데파이의 현재 예상 이적료는 4,050만 파운드이다. 여름에 이미 은돔벨레 영입으로 6,000만 파운드를 쓴 토트넘이 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큰돈을 쓸 수 있을지 기대된다.

 

손흥민에게는 데파이 영입이 달갑지는 않다. 같은 포지션이기도 하며 이적료 지출 규모를 볼 때, 후보로 썩혀두기엔 아까운 자원이다. 케인 백업으로 쓰기에도 케인과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토트넘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을 영입이다.


다음 주 화요일에도 토트넘의 이적 소식을 갖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