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서울 - 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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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의 사명(使命)은 무엇인가?
FC서울이 어떠한 목적으로 축구를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시즌과 같은 포메이션, 전술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차라리 지난 시즌이 나았다. 철저하게 수비 축구로 웅크려있다가 빠른 역습으로 득점을 올렸다. 또한, 세트 피스로 득점을 올려 부족한 공격력을 채웠다.
* 역습 패턴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올 시즌은 목적이 없다. 무리하게 패스를 하다가 빼앗기고, 상대에게 역습을 맞는다. 그리고 실점한다. 이 패턴이 굉장히 많다. 알고도 계속 당한다.
이번 부산과의 경기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역습 찬스가 많았음에도, 선수를 찾다가 타이밍을 놓치면서 스스로 기회를 버렸다. 이후 의미 없는 패스를 남발하다가 공격이 끊기고 부산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무기력했다. 승격팀보다 못한 수준이었다.
매번 느끼지만, 경기마다 게임 플랜이 없다. 감독 성향상 경기마다 전술을 짜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FC서울은 올 시즌 보여준 게 없다. 무언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준비를 해야 했다. 선수 라인업만 바꾼다. 더욱 문제는 선수들도 생각 없이 경기가 흘러가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코칭스태프, 선수가 목적이 없기 때문에 팀이 정상화될 수가 없는 것이다. 경기장 내에서 선수 간 소통이 있어도 그것은 상황에 따른 조치이지 경기 전체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었다. 선수단이 하나의 목적지로 달려갈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가 그들에게 목표를 부여해야 한다.
수비 문제, 센터백 역량 때문이 아니다
리그가 반바퀴도 돌지 않았지만, FC서울은 23실점으로 최다 실점 클럽에 올라있다. 11경기 23실점, 경기당 2실점이 넘는 수치이다. 수비 강화를 위해 3백을 활용하는 최용수 감독인데, 그의 생각을 완전히 틀리게 하는 결과이다.
서울이 많은 실점을 한 이유는 센터백 역량 문제가 아니다. 서울의 센터백은 U-23 대표 황현수, U-20 대표 김주성이 있다. 전북, 울산처럼 국대급 센터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리그 상위권 센터백을 보유 중이다. 그리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국대 출신 윤영선을 울산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문제는 미드필더와 수비 방식에 문제가 있다. 1차적으로 미드필더들이 센터백을 방어해 주지 못한다. 오스마르는 대인 마크는 훌륭하지만, 민첩성이 떨어져 수비 범위가 좁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오스마르의 수비 복귀 시간을 벌어줄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알리바예프, 한승규는 공격 성향이 강하다.
수비 적극성이 높지 않다. 적극성은 알리바예프가 하는 거친 태클이 아니다. 동료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고요한도 마찬가지이다.
한찬희는 수비에 도움이 되는 대신 공격 성향이 약하다. 정현철은 오스마르와 역할이 겹친다. 마지막으로 주세종은 애매하다. 에이징 커브가 왔는지 활동량도 줄고, 수비 실력도 줄은 것 같다. 기성용 영입설이 있는데 앞선 선수들보다는 낫겠지만 기성용도 수비 평가에서는 좋았던 적이 없다.
* 기성용 영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으로 수비 방식이 안타깝다. 위험 지역에서 거친 플레이는 삼가야 되지만, 이외 지역에서는 강한 압박과 견제로 상대팀이 볼을 받거나 턴을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하지만 FC 서울 미드필더, 센터백은 상대편이 쉽게 그런 플레이를 하도록 서있기만 한다. 더욱 투쟁심을 가져야 한다. 신사적이라고 승점 1점을 더 주는 것이 아니다. 강력한 수비로 패스나 턴을 하지 못하게 상대편에게 부담을 주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서울, 부산 전반전은 볼 것이 없었다. 두 팀 다 의미 없는 패스, 롱 패스만 하다가 끝이 났다. FC서울이 슈팅을 6개 때렸지만 위협적인 것은 없었다.
후반, 부산이 FC서울의 실수를 이용하고 집중력을 보여주며 2득점에 성공했다. 부산 역시 실수를 했지만, FC서울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서울이 희망을 보여준 장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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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욱의 뒷공간 침투
오스마르의 전진, 조영욱을 향한 스루패스 그리고 조영욱의 마무리였다. FC서울은 이런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침투 능력, 슈팅이 좋은 조영욱이 전방에 버티고 있다. 미드필더들이 좋은 패스만 넣어줘도 슈팅 찬스를 자주 만들 수 있다.
잘하는 것이 있는데, 횡패스를 남발하고 백패스로 템포를 깎아먹고, 쓸데없이 드리블을 치다가 패스를 한 것이 패스 미스가 된다.
선수들 자신도 알 것이다. '이렇게 볼을 차는 것이 맞는 것일까? 욕 안 먹는 플레이만 하자' 이런 생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을 것이다.
조영욱의 침투에 이어 빌드업 과정이 좋았던 상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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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야, 알리, 조영욱으로 이어지는 빌드업
김진야가 알리바예프에게, 알리바예프가 조영욱 패스하는 이번 경기에서 가장 부드러웠던 빌드업이었다. FC서울은 이 패턴으로 공격 활로를 풀어야 했다.
그런데 슈팅까지 이어지는 다음 동작이 없었다. 조영욱이 파이널 서드로 넘어가는 시점에도 페널티 박스로 들어갈 선수가 박주영밖에 없었다.
조영욱이 메시와 같은 능력이 있었다면 박주영에게 떠먹여 주는 패스를 뿌려주었을 것이다. 조영욱은 메시가 아니다. 박주영-조영욱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박주영이 과거처럼 미친 서전트 점프가 있었다면 크로스 공격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박주영은 10년 전이나 있었다.
좋은 빌드업을 했을 때, 득점 지원에 나서줄 2차 포지셔닝이 있어야 한다. 답답하다. 미드필더와 풀백은 수비 범위가 넓어 공격 가담에 적극적일 수 없다. 구조 문제를 풀어야 해결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다음 경기인 포항 경기도 걱정스럽다.
FC서울, 3백 버리고 중앙 미드필더 뎁스 활용해야
FC서울이 3백을 활용하면서 얻는 것이 없다. 실점은 많고 득점은 부족하다. 비기지도 못할 바에 3백은 버리는 것이 맞다.
FC서울 선수단을 봤을 때, 뎁스가 풍부한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이다.
오스마르, 알리바예프, 고요한, 주세종, 정현철, 한찬희, 한승규까지 7명이 있다. 중앙 미드필더가 중심이 되어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렇게 봤을 때, 4-1-2-1-2 포메이션이 서울에게 적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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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마르는 아래쪽 꼭짓점 수비형 미드필더로 고정한다. 한승규가 위쪽 꼭짓점을 담당한다. 남은 두 자리는 유동적으로 기용한다.
이렇게 되면, 한승규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뛰는 것이 가능하다. 원래 침투도 좋은 선수였기 때문에 그의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
오스마르도 공격 부담을 줄이고 수비에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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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1-2 포지셔닝
4-1-2-1-2 포메이션은 중앙 공격을 살리는 데 있다.
위 사진처럼 센터 포워드가 측면으로 빠지고 중앙 미드필더가 가운데로 들어오는 크로스 형태의 공격 패턴이 가능하게 된다.
파괴력이 떨어지는 공격수를 측면으로 빠지게 한 뒤 슈팅 능력이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가운데로 들어오는 것이다.
5-3-2의 단조로운 공격보다는 이 포메이션이 여러 패턴을 만들어 내기 쉬울 것이다. 선수들도 패스할 방향이 많아져 지금처럼 의미 없는 횡, 백 패스를 남발하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다. 다채로운 공격을 FC서울에게서 보고 싶다.
반면, 수비에서는 지금과 같은 문제가 있다. 측면 미드필더가 없어서 측면 방어가 약하다. 오스마르의 백업, 1~2선 선수들의 빠른 수비 복귀가 요구된다.
이 포메이션의 목적은 FC서울의 공격 보강에 있다. 수비가 불안할 수 있지만, 지금은 득점 성공으로 자신감을 되찾는 게 먼저다. 어쨌든 득점이 있어야 승리가 가능하다.
FC서울의 목표를 불어 넣어주자
흔들리고 있는 팀에게 필요한 건 분명한 목표 의식이다. 그것이 한 골이 되었든 두 골이 되었든 목표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겨야 한다는 막연한 목표만 있을 뿐이다.
한 골이 목표였을 경우, 패턴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한 목표로 뛸 수 있어야 조직력도 살아날 것이다.
과거의 해결 방식으로 FC서울은 9위에 머물러 있다. 같은 방법으로 부진을 헤어 나오기에는 이미 늦었다. 지금은 과감한 변화, 뚜렷한 목표만 있어야 할 뿐이다.
FC서울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다. 최선을 다한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자. 그것을 팬들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