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서울 - 성남FC

저뫼 2020. 10. 18. 13:16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강등 탈출 확정

 

FC서울이 성남FC를 1-0으로 이기면서 2020 K리그 강등 탈출에 성공하였다. 조영욱이 한 건 했다. 후반 62분 정한민을 대신해 교체된 조영욱이 박스 안에서 간결한 슈팅을 보여주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기대에 비해 부진한 시즌이었지만, 이번 골 하나가 FC 서울을 살렸다.

 

남은 경기는 이제 2경기, 최하위 인천과는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리면서 강등 탈출이 확정되었다.

원래 K리그는 최하위는 자동 강등,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에 의한 강등이 있다. 따라서, FC 서울은 플레이오프에 의한 강등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다.

대표사진 삭제

K리그 1 B 그룹 순위

성남과 승점 차가 6점이라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특수한 상황이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상주 상무는 없어진다. 연고지 계약 기간이 끝났기 때문인데 그래서 내년 시즌 새로운 연고지에서 시작할 상무는 K리그 2에서 시작한다.

 

그래서 A 그룹에 속한 상무가 자동 강등되므로 올 시즌은 최하위 한 팀만 K리그 2로 강등된다. 꼴찌 인천과 승점 7점 차로 벌어진 FC서울은 강등 탈출이 확정된 것이다. 일요일 경기에 따라 인천, 성남, 수원 또는 부산이 강등 열차 1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 상무는 내년 시즌 김천으로 연고지를 변경했다.

 

다시 경기로 돌아오면, 서울과 성남의 이번 경기는 승점 1점을 확보하려고 서로 안정적 운영을 했었다. 각자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해 최대한 인천과 차이를 벌리겠다는 생각이었다. 지난 금요일에, 인천이 강원에게 지면서 이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운영의 증거

대표사진 삭제

풀백의 오버래핑을 최대한 막은 FC 서울

FC 서울은 대놓고 실점하지 않는 경기 운영을 가져갔다. 무리한 전진 패스 대신 백 패스, 횡 패스를 남발하였으며 특히, 풀백을 공격에 최대한 가담을 시키지 않으며 성남의 역습을 대비했었다. 위 장면을 보면 충분히 오버래핑할 기회가 있는데 좌우 풀백인 고광민과 윤종규는 앞으로 전진하지 않았었다.

 

성남 역시 제한적 공격 방법만 가져갔다. 공격 시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을 줄이고 나머지 인원들로 공격을 전개하였다. 그중에서도 나상호에게 볼을 맡기고 2차 움직임을 통해 공격 기회를 만들려고 했다. 후반에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전원 수비에 돌입하는 극단적 수비 자세를 취했었다.

 

결과적으로 성남은 후반 초반부터 공격을 포기하면서 잠그기에 들어간 것이 패착이었다. 오히려 서울에게 점유율을 크게 내주면서 크로스 세레를 맞았고 교체로 들어온 조영욱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다. 정상적으로 운영을 했다면 경기는 성남의 승리로 돌아갈 확률이 있었다.

 

마무리 약했던 성남, 그러나 이른 포기는 패배를 불렀다

 

전반만 하더라도 공격은 성남이 훨씬 좋았다. 준비된 패턴을 차분하게 선보였고, 박스 근처까지 볼을 연결하는 비중이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키 패스 한 번만 들어가면 골이었는데 그걸 넣어줄 선수가 없었다.

 

에이스 나상호 역시 부족한 결정력을 드러내며 팀 패배를 벤치에서 지켜봐야만 하였다. 전반전 성남이 서울을 두들겼던 패턴은 이렇다.

대표사진 삭제

수비 전환 느린 서울, 성남에게 하프 스페이스를 내주었다

발이 느린 오스마르와 주세종을 중앙 미드필더로 둔 FC서울은 수비 전환 시 약점을 그대로 노출하였다. 최종 수비 라인이 성남 공격수에게 자주 노출되었고, 센터백이 그 부담을 이겨내려고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었다.

또한, 지공에서도 약점을 보였다. 하프 스페이스로 들어가는 마크맨을 놓쳤다. 성남이 나상호급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다면 충분히 골로 연결될 장면들이었다.

 

이번 경기가 성남의 승리로 끝났다면, 원인은 미드필더에게 있다고 보면 될 정도였다. 어쨌든, 성남은 좋은 공략법을 갖고 나왔음에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고 후반 들어 전원 수비 전략을 취하면서 서울의 숨통을 열어주는 관용을 베풀었다.

 

무딘 서울의 칼, 크로스만 있었다

 

서울도 안정적 경기 운영을 가져갔기 때문에, 단조로운 공격 패턴만 가져갔다. 박주영을 향한 롱 패스, 크로스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크로스는 상대 수비 견제에 짧은 경우가 많았고 서울 공격수 역시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볼을 따내려는 의지도 없었다.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윤종규가 위치한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많았다. 대부분 짧았기 때문에 박주영이나 정한민이 헤더 할 기회가 없었다. 무의미한 공격이었지만 별다른 전술 없이 나온 서울이었기에 크로스 방법에 의존했다. 계속 오른쪽 측면을 두들기다가 걸린 것이 조영욱의 골이었다.

 

FC서울이 이기긴 했지만 경기 보는 맛은 크게 떨어졌다. 당장 강등되지 않는 경기라 그런지 긴장감도 떨어지고, '이 정도 했으면 됐다'라는 분위기였다.

 

팬심에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ACL은 포기하는 것이 선수와 구단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선수들은 코로나 감염 위기 속에서 벗어나야 할 권리가 있고, 구단 역시 ACL에서 우승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ACL 참여로 나갈 비용을 줄이는 게 현명할 것이다.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역시 자신들이 ACL에서 보여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진 포기가 여러 의미에서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C 서울의 강등 탈출을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