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서울 - 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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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스코어
FC서울은 전북에게 1-4로 대패했다. 전반까지는 좋았다. 전북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점은 하지 않으면서 막아냈다.
첫 실점은 전북이 잘 만들어 낸 결과물이기 때문에, 비판할 점이 없었다. 47분에 나온 이승기의 중거리 골도 그랬다.
그러나 이동국의 3번째 골이 터진 이후 FC서울은 급격하게 무너졌다. 미드필더의 압박 강도가 낮아졌고, 수비수들의 집중력은 떨어졌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생각했다. 처음에는 전북이 잘해서라는 답이 나왔다. 골 장면을 반복해서 생각한 결과, 전북 선수들의 능력이 차이를 만들었다는 결과를 냈다.
중앙, 측면의 붕괴
FC서울은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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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예프의 측면 수비 지원으로 FC서울의 중앙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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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은 중앙 강화를 노렸지만, 반대로 측면이 뚫렸다
2선 라인에 3명 밖에 둘 수 없는 FC서울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전북은 그 점을 활용했다.
전북은 측면으로 볼을 전개한 후, 서울의 미드필더 1명이 수비 지원을 올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넓은 공간이 있는 중앙으로 볼을 방출하면서 공격 기회를 노렸다.
중앙이 넓게 열리자, FC서울은 측면 커버보다 중앙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FC서울의 레프트 윙백 김진야의 수비는 한교원을 막는데 실패했다.
중앙과 측면이 다 공략당한 FC서울은 크게 요동쳤다. 알리바예프가 빠지고, 고요한이 들어오면서 더 흔들렸다.
고요한이 들어오면 공격이 강화된다. 반대로 수비는 약해진다. 뒤지고 있는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고요한을 넣으며 반격에 나서려고 했다. 그러나 이 선택은 실패했다. 서울의 공격진은 박주영 외에 차이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결국, 수준 차이가 결과를 갈랐다. 오스마르만 있었더라도 2실점 정도는 줄였을 것이다. 수비적으로 아쉬운 주세종이 그의 역할을 대신하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지난 경기에도 말했지만, 서울은 현재 상황에서 2톱을 살리기 어렵다. 2톱의 자체 득점 생산력이 떨어진다. 박주영, 조영욱은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는데 아주 약하다. 미드필드의 지원이 있어야 득점을 할 수가 있는데, 공수를 오가는 서울의 미드필더는 체력 부담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오늘 경기도 한찬희가 분전했으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알리바예프는 실력이 줄어드는 모양새이고, 주세종은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존재감이 없었다.
결국, 윙어를 넣는 선택을 해야 공격 활로가 보일 것이다. 윙어의 기용은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을 줄여준다. 풀백은 수비에 더 집중하면 되고,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 백업을 해주면 된다. 그래서 윙어는 수비보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다.
다행히, 경쟁력 있는 윙어 자원이 있다. 조영욱은 전북 경기에서 속도로 위협을 주었다. 고요한도 볼 소유 능력이 있으므로 둘을 윙어로 놓고, 변화를 준다면 공격 강화는 가능하다.
단조로운 역습, 1득점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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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습 중심 전술 FC서울
FC서울은 역습 전개에 공을 들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전북이 앞서는 점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선발 공격수도 속도가 있는 아드리아노와 조영욱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FC서울의 공격수는 혼자서 득점을 만들 수가 없다. 조영욱은 전형적으로 치달 스타일이며, 아드리아노는 예전의 속도를 완전히 잃었다.
3차례 정도 좋은 연계로 전북의 수비를 흔들었지만,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연이은 득점에 성공한 전북은 기세가 올랐고, 서울은 내내 수비만 하다가 경기가 끝났다.
그래도 긍정적이었던 것은 성남 전과 다르게 준비한 전술이 있었다는 것이다. 조영욱이 라인을 노리며 전북을 흔들었고, 아드리아노가 볼 소유 및 배급을 하면서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센터백의 오버래핑도 타이밍이 좋게 이루어졌다.
돈값을 보여준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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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내려오며 패스 길을 만들어 주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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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이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와 패스 길을 만들었다
반면, 전북은 서울과 달리 수준 있는 플레이를 보였다. 볼을 가지고 있는 선수 주위로 최소한 1명이 붙으며, 패스 활로를 열어주었다.
특히, 이동국이 내려와서 빌드업에 가담하는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이동국은 최전방에 서서 웬만하면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오는 선수가 아니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종종 내려오며 빌드업에 가담하였다.
전북의 점유율은 61.5%, 패스 플레이로 볼 소유를 이어나간 결과 FC서울은 따라가느라 체력 소모가 심했다. 날씨도 더워 체력 소모가 더 심했을 것이다.
전북의 팬들은 이전 경기까지 경기력에 불만이 많았을 것이다. 시원한 골이 터지지 않고, 답답한 경기를 이어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봤을 때 전북은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의 전북이었다면, 잘게 잘게 패스를 많이 하기 보다 전진 패스로 개인 능력으로 상대를 공략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플레이는 체력 소모가 있는 방법이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예전보다는 세련된 플레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게 보였다.
이동국은 2골을 넣었다. 41살인 선수가 왜 여전히 K리그에서 뛸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아직까지 이동국을 넘어설 선수가 K리그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이동국의 다음 경기 골을 바라며, 그의 후계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