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 서울 - 강원 FC
경기 결과
K리그가 개막했다.
전북-수원 경기로 시작한 K리그, 축구를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오늘, 응원하는 클럽인 FC서울이 강원FC와 경기를 치렀다.
1-3 패, 전반전은 박동진이 김오규의 다리 굴절로 인한 행운의 골을 넣었다. 그러나 후반 막판 강원의 역습에 연달아 무너지더니 1-3 대패를 하고 말았다.
오랜 기다림 속에 FC서울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길 바랐는다. 작년과 다른 점이 없었다. FC 서울은 강원만 만나면 힘들어 했다. 강원은 두터운 서울의 3백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약점 공략을 잘했고,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었다.
FC서울은 지난 시즌과 동일한 문제를 여전히 풀지 못했다. 빌드업 과정이 없으며, 역습도 무난하고, 세트피스와 어쩌다 걸린 한 방에 득점을 의존했다. 그리고 수비를 내려 잠궈 승리를 챙겨왔다.
FC서울은 K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선수 급료를 사용한다. 강원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대패를 할 구단이 아니다. 비용대비 결과를 내지 못해 정말 아쉽다.
수비 간격 문제
미드필더가 너무 내려 앉아 박스 바깥 공간이 열린다
서울의 수비 전략은 전방 압박 후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리는 것이다. 역습 지연과 수비 안정화를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이 전략으로 지난 시즌 실점을 줄이는데 재미를 봤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라인이 밸런스를 잡지 못하면서, 페널티 박스 바깥 공간이 열리기 시작했다. 전반전, 강원의 경기력이 정상이 아니어서 그런지 이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3-5-2 취약점
측면 공략 때 쏠리는 FC 서울 수비
서울의 기본 포메이션인 3-5-2는 측면 수비에 취약하다. 윙백 혼자 측면을 담당해야 해서 미드필더, 센터백의 수비 백업이 필수적이다.
위 사진을 보면 상대의 측면 공격 시, FC서울의 수비수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연한 결과이다.
윙백과 센터백이 측면 커버에 나서면서 중앙은 열릴 수 밖에 없다. 더불어 강원이 4-3-3으로 나왔기 때문에 FC서울의 3미들은 강원의 3미들을 견제해야 했다. 중앙 수비 자원이 측면으로 밀려나가면서, 강원에게 반대 측면 쉽게 내줄 수 밖에 없었다.
빌드업
비시즌, 리그 개막 연기로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 FC서울이 달라질 줄 알았다.
그대로였다. 빌드업은 찾아볼 수 없고, 강원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 앞으로 뻥뻥 차내는 빌드업만 보았다.
약속된 빌드업 과정이 없어보였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정체되었고, 주세종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CF였던 박주영도 볼이 오지않자, 미드필드 라인가지 내려와서 볼을 받았다.
조직력이 전혀 올라오지 않았다. 비시즌간에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다. 주세종, 알리바예프, 오스마르가 있는 미드필더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 3명의 선수는 전진할 능력이 없다.
상대 수비를 벗겨낼 드리블이 없다. 느리다. 즉, 미드필더 능력으로는 빌드업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윙백과 센터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좌우 윙백 김진야, 고광민은 직선적 성향으로 중앙으로 좁혀들어와 후방 빌드업을 풀어주는 능력이 떨어진다.
센터백 역시 최용수 감독이 뒷쪽에 묶어두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개인 능력으로는 빌드업을 하고 나갈 재간이 없다. 그래서 조직력으로 빌드업을 풀어나가야 한다. 그 결과가 오늘 나타난 것이다. 점유율 6:4, 슈팅수 8:5, 이런 수치로는 승리하기 어렵다.
전체 패스도 614 대 226로 FC서울이 뻥 축구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대가 컸는데 그 기대 덕분에 실망이 2배였다.
최용수 감독은 현재 라인업으로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한 방을 노리는 지금의 전술은 최전방의 결정력이 높아야 한다. 페시치, 아드리아노가 돌아와 부족한 공격력을 메워야 한다.
국내 지도자들이 과연 축구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플랜B도 없이 밀어부치는 오늘의 모습을 보면서 의문이 다시 생긴다.
플랫 4-4-2로, 역습만 노리는 전술이 더 나았을 것이다.
K리그 국내 선수 몸값 정상화와 수준 상승을 위해 검증된 외국인 코치진에게 연봉을 몰아주고, 선수단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대로면 정체기가 계속될 것이다. 이 정도 수준의 선수들이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이 어이없다.
K리그가 해외로 중계되는 세상이다. 이대로는 너무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