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 맨유 프리뷰: 27R] 왓포드 - 맨유
2019-20 프리미어리그 27R
맨유 - 왓포드
2.23(일) 23:00
올드 트래포드
11위 번리와 승점 4차가 나는 맨유는 3월까지 승점 관리를 잘해야 4위권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4위 첼시와는 승점 3점 차, 2번 정도 삐끗하면 다음 시즌도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6R에서 첼시를 잡은 것은 청신호, 그러나 금요일에 유로파리그로 인해 브뤼헤와 경기를 치렀다. 만 2일 만에 왓포드와 프리미어리그 27R를 가지는 맨유이다.
체력적으로 불리하다. 왓포드는 지난주, 브라이튼과 경기를 하고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가졌다. 맨유는 브뤼헤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했으나 원정 경기였고 주전 선수인 매과이어, 린델로프, 마티치, 마샬은 선발로 나왔다.
이번 시즌 왓포드에게 원정에서 0-2로 졌다. 무지막지한 피지컬로 몰아치는 왓포드를 막을 수 없었던 맨유였다.
왓포드의 기본 빌드업은 디니를 보고 때려 넣고, 세컨드 볼을 따내 공격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대표사진 삭제
디니 활용, 세컨볼을 따내는 왓포드
패스 위주로 풀어가는 팀은 간격을 좁히고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극복해 빌드업을 한다. 왓포드는 반대로 1~2선 라인은 올리고, 최후방 라인이 롱 킥을 때려 전방으로 욱여넣는 단순한 방법으로 빌드업을 한다.
상대에게 뻔히 읽히는 것 같지만, 수비가 한 번에 클리어링하지 못하면 수비 밸런스가 깨지게 된다. 클리어링되지 않은 볼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이 볼을 처리하려면 자기 자리를 버리고 나와야 해서 밸런스가 무너진다.
세컨볼을 따내거나 상대 클리어링 미스로 볼을 소유하게 되면 파이널 서드에서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 볼을 잃을 확률이 높은 대신, 빌드업 과정을 거친 것보다 효율적으로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 방법이 왓포드에게 유리한 점은 마무리 능력이 있는 두쿠레가 있고, 볼 소유가 가능한 데울로페우로 인해 득점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순한 공격 방법으로 인해 파이널 서드에서 조직적 움직임이 부족한 것은 문제이다.
대표사진 삭제
약속된 움직임이 없어 겹치는 일이 잦다
위 상황은 마시나가 2:1 패스로 측면을 돌파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데울로페우와 디니가 겹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선수 중, 한 명은 올라가서 마시나의 볼을 잡을 위치로 가야 패스 공간이 생긴다. 약속된 움직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위권 수준의 스쿼드를 갖춘 왓포드가 리그 19위로 내려앉은 이유이다. 자신의 능력이 아닌 상대의 실수로 만들어 내는 득점은 한계가 있다. 리그 26경기를 치렀는데 득점이 24점인 것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빌드업이 약하다.
대표사진 삭제
전방에서 볼을 잡기 위해 2~3선 공간이 벌어진다
프리미어리그 팀 대부분은 골킥 시, 전방 압박을 한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으면 바로 위협적인 공격 기회가 가능하고, 빌드업도 방해할 수 있어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왓포드도 골킥 시 압박을 당한다. 그러나 전진 패스를 하기 어렵다.
3선 미드필더 카푸와 휴즈가 센터백에게 볼을 받고 앞으로 내줘야 하는데 1~2선 선수와 간격이 멀어 패스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선택지는 풀백을 향한 횡패스와 센터백을 향한 백패스밖에 없다.
패스를 받은 풀백과 센터백은 선택지가 없다. 상대 압박에 패스를 줄 선수가 없어서 전방으로 내찬다. 패스 정확도는 떨어지고, 곧바로 역습을 얻어맞기 쉽다. 다행스러운 점은 왓포드의 기본 피지컬이 좋고, 헌신적인 중앙 미드필더가 있어 수비가 된다.
맨유는 왓포드의 높은 패스에 휘둘리지 않도록, 확실한 클리어링이 필요하다. 공격 조직력이 떨어지는 왓포드이기 때문에, 이 부분만 신경 쓰면 최소한 지지는 않을 것이다.
19위의 약체긴 해도 왓포드에서 주목할 선수는 No.16 두쿠레이다. 185cm, 75kg로 건장한 신체로 들어오는 압박이 좋다.
대표사진 삭제
두쿠레의 전방 압박이 무서운 왓포드
흑인 특유의 긴 다리로 들어오는 태클은 웬만한 볼 소유 능력을 가진 미드필더에게서 가볍게 볼을 따낸다. 슈팅 능력도 있고, 시야도 있어서 전방 압박 이후 슈팅과 킬 패스를 조심해야 한다. 지난 레스터 시티 전에서도 멋진 중거리 슛을 보여주었다.
파이널 서드에서 연결 고리 역할도 잘 해준다. 최대한 디니가 박스 안에 위치할 수 있도록 좌우 측면까지 마중을 나간다. 드리블러 데울로페우가 있지만, 왓포드 공격 핵심은 두쿠레이다. 두쿠레의 영향력만 줄일 수 있다면, 맨유는 왓포드 공격의 80%를 막는 것과 같다.
4-2-3-1 포지션상 나올 수 있는 왓포드의 약점은 3선 미드필더인 '2'명의 위치에서 나온다.
대표사진 삭제
두쿠레의 백업이 늦으면 공간이 날 수 있다
4-2-3-1의 '3', '1' 선수들은 포지션상 공격 쪽에 무게 중심이 있어서 상대 역습 시, 수비 복귀가 늦을 수 있다.
그래서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측면 커버와 센터백 보호를 같이 해야할 경우가 발생한다.
위 사진처럼 두쿠레의 복귀가 늦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푸가 측면을 커버, 휴즈가 센터백을 보호하면 초록색 원 공간이 순간적으로 열린다. 이때 이 공간으로 볼을 넣어주면 수비하는 선수가 없이 볼을 다룰 수 있다. 슈팅 타이밍도 잡히고, 킬 패스를 넣기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두쿠레의 활동량이 많아서 자주 기회가 생기지는 않는다. 맨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공간 이해가 좋은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있어서 지난 1차전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사진 삭제
예상 라인업
린가드, 마타, 페레이라를 브뤼헤 경기에 넣고 로테이션을 한 맨유이다. 폼이 좋은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프레드를 관리, 왓포드 경기에서 체력 부담이 없게 했다.
맥토미니가 돌아왔다. 장기 부상에 빠졌었던 맥토미니가 부상에서 회복해 이번 경기에서 교체 자원으로 나올 확률이 있다.
수비 쪽에서도 로테이션이 있었다. 센터백 에릭 바이와 라이트백 완-비사카를 브뤼헤 경기에서 제외했다. 왓포드가 피지컬이 좋아 격렬한 몸싸움이 많을 포지션이었는데, 휴식을 선택한 것은 탁월했다고 본다.
마샬이 브뤼헤 경기에서 골을 넣어 자신감을 찾은 것도 맨유에게는 희소식이다. 마샬은 그동안 좋은 찬스에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브뤼헤 경기를 기점으로 살아났으면 한다. 래시포드가 빠진 상황에서 마샬의 활약이 꼭 필요한 맨유이다.
왓포드는 디니, 데울로페우, 두쿠레로 이어진 핵심 3인방이 건재하다. 왓포드에서 3인방의 비중이 크므로 이들의 건강이 중요하다.
레프트백 마시나도 주목해 볼만하다. 과감한 드리블과 정확한 킥 능력이 있다. 윙어로 나올 제임스와 그린우드의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비를 열심히 해줬으면 한다. 왓포드 같은 팀에게 선제 실점을 내주면, 수비적으로 나와 골을 넣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맨유가 왓포드의 피지컬을 버텨주는 게 경기 포인트이다. 맨유는 포워드와 미드필더 라인의 피지컬이 아쉽다. 그런 만큼 경합을 피하지 말고, 도전적으로 대응하길 바란다.
왓포드는 득점 능력이 약하다. 피지컬 차이로 나오는 공격 기회만 줄이면 승리는 따라올 것이다.
맨유는 이제 패배하면 안 된다. 지면, 4강권 탈락에 중위권 하락까지 생각해야 하는 시기에 왔다. 솔샤르 감독도 알 것이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리게 할 시간이 왔다. 맨유 감독 타이틀을 내놓기 싫다면, 있는 능력 없는 능력을 다 끌어서 남은 경기에 쏟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