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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리그 리뷰: 11R FC서울 - 대구FC

저뫼 2019. 5. 14. 12:44

터닝 포인트

4경기 만에 간신히 승리를 거두었다. 더불어, 최근 3경기 동안 대구FC에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는데 그 기록도 갈아 치웠다. 페시치, 알리바예프가 돌아오자 지난 수원 전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리고 대구FC가 빠른 템포로 경기를 운영해준 덕분에 오랜만에 FC서울 경기에서 긴장감 있게 시청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주중 경기 때문인지 대구FC의 역습이나 공격의 질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도 경기는 재밌었다.

페시치, 알리바예프 복귀

부상,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페시치, 알리바예프가 돌아오자 FC서울의 앞선 무게감이 묵직했다. 알리바예프의 투쟁심과 세련된 공격수인 페시치의 존재감은 현재 FC서울 경기력을 단숨에 올려놓았고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 다만, 고요한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출전하지 못한 것은 옥에 티였다. 100% 전력의 FC서울을 오랜만에 볼 기회였는데 징계가 발목을 잡았다.

오스마르의 전진 배치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민첩성이 떨어지다 보니 공격 전개는 실망스러웠지만, 수비 시 긴 다리로 볼을 전방에서 커트해내며, 대구FC의 역습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고요한-알리바예프 조합은 공중볼에 취약했는데 오스마르가 올라오면서 공중볼 경합에서도 이점을 가져갔다.

반면, 대구FC는 세징야가 빠진 공백을 메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였다. 역습 시에는 여전한 빠른 전개를 보여주었지만, 지공 시에 뻑뻑한 패스워크는 불안감으로 작용했다. 그나마 김대원이 혼자 고군분투하면서 세징야의 공백을 잘 커버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인 황순민과 츠바사가 공수 밸런스를 잘 잡아주면서 리그 상위권 수성에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츠바사의 패스 능력이 대구의 역습 시발점 역할을 하며 대구를 한 층 매력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FC서울의 약점 공략, 아쉬운 마무리

이날 대구가 중앙 수비 블록을 두껍게 서면서 상대적으로 사이드 공간이 많이 열렸었다. FC서울이 그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대구FC를 괴롭혔다. 특히, 페시치가 있는 좌측면 공간이 많이 났다. 고광민이 반사 이익을 얻어 돌파, 크로스 기회를 종종 얻었는데 마무리 능력이 부족해서 좋은 결과는 얻지 못했다.

대구FC는 사이드 공간을 계속해서 노출하면서도 수비 방식을 바꾸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FC서울 윙백의 크로스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고 중앙 수비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파이널 서드 사이드에는 대구의 윙백이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 지역에서만 적절히 서울의 측면 공격을 제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에 이어 안드레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FC서울 공부를 열심히 한 느낌이 들었다.

믿고 보는 페시치

박주영의 프리킥도 인상적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페시치의 번뜩이는 움직임과 패스였다. 우람한 체격에 비해 유연하고 넓은 패스 시야를 보여주면서 FC서울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위 장면에서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대구 수비 가랑이 사이로 알리바예프에게 패스를 넣어주면서 골키퍼와 1:1 찬스를 만들어 주었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페시치이다.

박주영의 프리킥, 여전히 아쉬운 공격

박주영의 킥 감각이 돌아오면서 세트 피스 상황에서 득점이 많은 FC서울이다. 그리고 박주영이 큰 각의 프리킥으로 조현우를 넘어서는 결승골은 압권이었다. 그러나 팀플레이에 이은 필드 골의 부족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한차례 나온 알리바예프와 페시치의 시프트가 가장 인상적인 팀플레이였는데 경기에서 조금 더 보고 싶다.

세트 피스 준비는 다수의 골을 넣으며 증명한 FC서울이다. 공격 쪽에서 유기적인 움직임에 이은 득점만 늘어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진 패스 정확도부터 높여주었으면 좋겠다. 전방 압박으로 뺏어낸 볼을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빼앗기는 빈도가 많았다. 패스만 신경 써서 넣어주더라도 더 많은 슈팅 찬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경기는 19일 19:00 상주 상무와의 원정 경기이다. 지난 3월, 2-0으로 이긴 팀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멋진 승리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