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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리그 리뷰: 17R FC서울 - 대구FC

저뫼 2019. 6. 22. 23:16

결정력이 가른 승부

24vs7. 대구의 24개 슈팅이 FC서울의 골대를 향했지만, 골라인을 넘은 것은 단 한차례뿐이었다. 그야말로 대구FC의 일방적 난타였다. FC서울이 높은 수비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리드와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로써 FC서울은 내일 전북과 울산이 경기가 남았지만, 1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남은 6월 일정 중, 어려운 대구 원정 경기를 승리로 마치면서 상위 스플릿 유지에 이점을 가져왔다.

주포 빠진 양 팀, 화끈했던 경기

FC서울은 대구 원정에 페시치를 동행하지 않았고, 대구FC는 에드가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지난 1차전에서는 세징야가 부상으로 불참했는데, 대구FC는 핵심 선수의 부상이 잦은 편이다.

하지만, 경기는 두 선수가 없었던 것을 모르게 흥미로웠다. FC서울은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리그 득점 1위 선수를 과감하게 뺐는데 알리바예프와 정현철이 좋은 결정력을 보여줬다. 에드가의 공백도 크지 않았던 대구FC이다. 특유의 빠른 역습과 김대원, 세징야의 개인 능력으로 서울의 골문을 계속해서 괴롭혔다.

1:1 방어에 약점 드러낸 FC서울

대구FC 홈경기에서 FC서울은 1:1 상황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대구의 세징야와 김대원의 개인 능력은 이미 K리그에서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러나, 역습, 지공 시에 1:1 싸움에서 완전히 밑천을 드러냈다. 고요한은 민첩성에서 밀리고, 황현수와 정현철은 두 선수를 따라가지 못했다.

라이트 윙백이었던 윤종규도 마크맨이었던 김대원과 황순민에게 돌파당하며, 수비에서 여전한 한계를 보였다. 3-5-2 포메이션을 통해 서울 선수들의 수비력 문제를 커버했던 최용수 감독이었다. 역시나 선수 수준이 아쉽다. 투자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할 것은 어린 선수들의 빠른 성장뿐이다.

방전 기미를 보이는 고요한, 대책은 있나?

올해 32살인 고요한은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고, 포지션도 많은 활동량을 가져갈 수밖에 없는 위치이다. 대구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25분 이후, 체력 소모가 심했는지 수비 커버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고요한이었다.

교체 카드가 남은 상황에서 최용수 감독이 교체 사인을 내지 않았던 것은 후보 선수가 아직 못 미덥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베테랑에 속해있는 고요한의 체력 관리를 하지 못하면 후반기에 고요한 위치에서 트러블이 생길 것이 분명하다. 당장, 정원진이 못 미덥긴 해도 약팀이나 리드 상황에서는 고요한과 교체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주전들의 경기 출전이 너무 많다. 박주영, 고광민, 고요한, 오스마르는 30대이다. 공격, 수비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들의 체력 관리를 할 복안이 있는지 최용수 감독에게 묻고 싶다.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한 번에 터질까 봐 두렵다.

대구는 무르익고 있다

경기는 서울에게 내주었어도 시즌 초반과 비교해 현재 대구를 보면,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강력한 역습 외에도 경기를 지배할 줄 알게 되었다. 특히, 엔진이었던 츠바사의 부상 공백에도 선수들의 헌신과 열정으로 커버해내고 있다.

그리고 전체 선수들이 좁은 시야가 아닌 넓은 시야를 가지고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 좋았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것답게 플레이에 여유가 묻어난다. 감히 예상하건대, 선수 유출 없이 대구가 다음 시즌도 이어갈 수 있다면, 전북, 울산을 넘어서는 모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구에는 오랫동안 묵은 K리그 스타일과 다른 면이 있다. 적극적 1:1 돌파와 빠른 전환, 전 선수들의 엄청난 활동량. 앞으로 K리그 선두 구단은 전북이 아닌, 대구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대구FC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홈에서 만나는 울산 현대

지난 원정 울산 경기는 참혹했다. 경기력이 눈에 띄게 상승한 울산은 서울을 압도했다. 그러나 4월의 서울과 6월의 서울은 또 다르다. 페시치도 제 기량을 찾았고 알리바예프, 오스마르의 발끝도 매서워졌다.

객관적 전력, 상성에서 울산이 여전히 강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새 서울을 보면 승리의 여신이 서울의 손을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지난 슈퍼 매치 기운을 이어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유상훈 골키퍼가 잘해주고 있지만, 양한빈 키퍼가 한 번 나올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멋진 세이빙을 많이 보인 유상훈 선수인데, 공중볼 처리는 2번 정도 미숙했다. 실점 경기가 자주 있는 서울로써는 불안한 요소이다. 한번 정도 휴식을 주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