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이겼어야 하는 경기
경기력, 의지에서 수원 삼성에게 완전히 밀린 FC서울이다. 상위 스플릿을 노리고 있는 팀 목표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K리그에서 가장 인기 매치라고 할 수 있는 슈퍼매치에서 보인 FC서울의 민낯은 FC서울 팬으로서 부끄러웠다.
수원 삼성 선수들은 승리할 자격이 있었고 데얀 역시 여전한 클래스로 수원의 최전방을 이끌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은 사리치는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였고, 신세계는 고요한 봉쇄, 양상민과 박형진은 박주영을 꽁꽁 묶으면서 시즌 초반과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수원 삼성은 13경기동안 FC서울을 이기지 못했고 그 기록은 1경기 더 늘어났다. 수원은 굉장히 아쉬운 결과였을 것이고 FC서울은 기사회생하여 겨우 승점 1점 추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다음에도 이런 행운은 따르지 않을 것, 슈퍼매치 흥행을 위해서라도 수원의 승리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FC서울이 무패 행진을 이어가서 내심 안도했다.
페시치 이탈, 올라오는 수원
FC서울의 주포 페시치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최전방 무게감이 현저하게 낮아진 FC서울이었다. 스피드, 파워 모두 떨어진 박주영은 킥 전담 역할에 만족하는 수준이고 박동진은 포지션 변화에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박동진에게 밀리는 FC서울의 포워드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경기 중, 위치 선정을 못해 우왕좌왕하는 선수를 이겨내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는 현실인가. 실망스럽다.
*알리바예프- 퇴장 징계로 출전 제한
수원의 경기력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염기훈을 기점으로 타가트, 사리치, 홍철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가 좋다. 수비만 조금 더 받쳐주면 반등을 노릴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리치의 헌신적 플레이가 수원의 동력이 되고 있고 공수에 걸친 넓은 활동량이 수원에게 안정감을 부여하고 있다. 수원에겐 안타까운 일이 될 수 있지만, 국내외 클럽이 그를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것 같다.
서울의 약점을 간파한 수원
시즌 초부터 FC서울의 미드필더 수비 범위가 넓다는 것을 언급해왔다. 해결책은 센터백의 유동적 수비 시프트와 포워드의 수비 가담인데 어느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오늘 수원 삼성이 FC서울의 이 약점을 제대로 파악, 공략했다.
3명의 미드필더 밖에 없는 서울은 한쪽 사이드에 볼이 위치해 있을 경우, 미드필더가 그곳을 커버하기 위해 반대 공간이 완전히 열리게 된다. 그래서 수원은 서울의 측면을 지속적으로 공략했고 이후 중앙 침투 패스로 서울의 수비 라인을 흔들었다. 첫 득점도 측면 공략이후 데얀에게 침투 패스를 이어주었고 데얀의 정확한 결정력으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수원도 전반 40분 오현규를 데얀으로 교체하며 잠시 동안 5-3-2 포메이션을 활용했었다. 그러나 FC서울은 수원이 공략한 것처럼 측면 활용을 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중앙 돌파만 노리다가 공격 흐름을 끊어먹기 일수였다. FC서울에겐 경기 흐름을 보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 FC서울의 수준이 한심스러웠다.
100% 완성된 서울은 언제 오나?
오늘 수원은 강한 전방 압박을 필두로 FC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평소 느린 템포로 경기를 일관했던 FC서울은 당연히 강한 전방 압박을 풀 재간이 없었고 클리어링하기 바빴다. 그러나 전방은 박주영-박동진 조합이었다. 공중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수원의 생각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수원같은 전방 압박을 극복하려면, 연계 플레이와 간결한 패스, 개인 능력에 의한 극복 밖에 없다. 탈압박 능력이 없는 FC서울에게 개인 능력에 의한 극복은 불가능한 옵션이었고 남은 건 연계와 패스였다. 결론은 무리한 전진 패스와 어이없는 패스 성공율로 흐름을 끊어 먹은 것이다. 3월 개막 후, 벌써 5월이다. 언제까지 조직력을 올릴 것인가? 기다림은 지루하고 답답할 뿐.
부탁이 있다면, 축구를 쉽게 쉽게 했으면 좋겠다. 최근 고요한 선수는 너무 어렵게 축구를 하려 한다. 무리하게 볼을 끌다가 어중간한 패스로 경기 템포를 잡아먹는다. 주위에 보이는 동료에게 볼을 한번에 놔주고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고요한의 파트너인 알리바예프나 오늘 알리바예프를 대신한 조영욱 선수는 고요한과의 횡 간격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
맨시티가 전방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선수간 횡 간격을 최대한 줄여놓고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기 때문. 알리바예프나 조영욱 선수는 본래 포지션 지키는데 급급하다. 고요한과의 연계 플레이를 더 살렸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공격 참여 선수가 부족한데 불필요한 공간에 위치해 중요한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주영-페시치는 굉장히 이타적인 포워드이다. 미드필드 라인까지 내려오며 볼 운반에 신경을 쓰는데 2선 미드필더와 윙백은 이 타이밍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포워드가 나온 공간은 비기 마련이다. 상대 센터백이 앞으로 빠진 포워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를 가진다면, 충분히 슈팅 찬스를 만들 수 있다. 아직까지 수동적인 FC서울의 플레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다음 경기는 대구와의 홈 경기다. 올 시즌 대구의 키워드는 미친 속도의 역습과 엄청난 결정력이다. 수원과의 경기처럼 안일한 패스미스와 태도로는 대량 실점이 유력해 보인다. 베스트 11 가동이 많은 서울이다. 동기가 떨어진 건가? 최용수 감독은 적절한 충격 요법을 줘도 될 것 같다. 이런 경기력이라면 2군이 나와도 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
다음 경기 일정
* 5.11(금) 19:00 서울 월드컵 경기장
FC서울 - 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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