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에 말린 FC서울
인천 유나이티드의 전략은 무실점이었다. 시작부터 6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꾸면서 작정하고 수비적으로 나왔다. 그리고 동시에 FC서울은 6경기 연속 인천에게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승무승무승) 최근 인천은 5경기에서 5패로 5연패 중이었는데, 서울이 인천의 연패를 끊어주었다.
FC서울이 이 경기를 가져가지 못한 것은 인천이 수비적이었다는 것보다 두 팀의 실력이 비등비등 했다는 요인이 크다고 본다. 서울이 한 단계 더 나은 팀이었다면, 적어도 1골은 넣고 승점 3점을 따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덕분에 앞으로 서울을 상대할 팀들의 전략은 명확해 졌을 것이다. 선수비 전략으로 공격 공간을 줄여놓으면, 서울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팀이 되었다.
오스마르의 복귀, 두터운 골키퍼 뎁스 확인
최용수 감독은 선수 기용에서 큰 폭으로 변화를 주었다. 먼저, 골키퍼인 유상훈을 대신 양한빈을 대신 넣었고 이웅희, 김원균의 자리는 오스마르와 김원식이 대체했다. 그리고 그 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나온 고요한을 윙백으로 돌리고 조영욱을 고요한의 자리에 넣으며 앞선 공격 무게감을 늘렸다.
오스마르의 복귀는 FC서울에게 안정감을 주었다. 공수에서 오스마르가 조율을 해주면서 인천의 역습에 대해 큰 위기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서울의 센터백과 다른 빌드업 능력을 보였고, 다음 전북과의 경기에서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끔 했다. 오스마르가 몇 차례 보인 오픈 패스는 속이 다 후련했다. 다른 서울의 센터백들은 이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으면 좋겠다.
인천의 6백에 갇힌 FC서울
공식 포메이션은 4-2-3-1로 나온 인천 유나이티드는 실제 경기에선 윙어를 풀백으로 내려 6-3-1 진영을 취했다. 서울은 많아진 인천의 최종수비라인을 뚫어내지 못했고, 결국 무승부에 그쳤다.
6백을 만든 인천의 최종수비라인과 함께 임중용 감독 대행이 선택한 미드필더 3명이 묘수로 작용했다. 위 사진을 보면, 서울의 공격, 미드필더, 윙백이 모두 1:1로 대치되어 있고,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정현철, 오스마르/황현수가 비교적 넓은 공간에 위치해 있다.
임중용 감독대행은 서울의 2선 라인을 이 3명의 선수로 막아 세우면서 패스 미스 유도를 했는데 효과가 100%였다. 1:1로 대치된 서울의 1선 선수들은 자신의 마크맨을 떨쳐내지 못했고 2선에서 들어오는 패스마저 인천의 견제 때문에 정확도가 좋지 않아 위험지역에서 오랜 시간 볼을 소유하지 못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공격 방법은 오스마르의 킥을 이용한 좌우 윙백을 향한 오픈 패스나 박주영, 페시치를 직접 노리는 로빙 패스 밖에 없었다. 읽히기 쉬운 수로 독기가 오른 인천의 6백을 뚫어내지 못한 서울이다.
정직한 최용수 감독님...
FC서울의 공격은 너무나도 정직했다. 자신의 위치를 거의 벗어나지 않고 공격 작업에 들어가면서 두터운 수비 라인을 구성한 인천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나름대로 페시치, 박주영이 미드필드 라인까지 내려오면서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나머지 선수들의 움직임이 정적이어서 효과가 크지 않았다. 그래서, 윙백의 언더랩을 더 장려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이날 윙백의 활약은 부족했다. 고요한과 고광민이 직선적인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인천은 플랫한 6백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고 서울은 이 밸런스를 깨지 못했다. 고요한이나 고광민이 사이드 라인에 붙어있기 보단 원래 서울의 2선 자원들이 있어야할 공간에 들어가면서 인천의 수비 밸런스를 깨뜨려야 했다.
그러나 너무 정직했다. 90분내내 보수적인 공격만 취하면서 제대로된 유효 슈팅을 때리기가 힘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된 모습을 기대했는데 최용수 감독의 선택은 여전히 정직했다. 드디어 78분 정현철을 빼며 4백으로 전환한 서울이지만, 오히려 인천도 경기 종반이 되면서 공격적으로 나왔고 그래서 수비 전환까지 부담해야 했던 서울은 공수 밸런스가 깨지고 말았다. 결국, 최용수 감독의 4백 전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최근 프리미어 리그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을 보면 풀백들이 적극적으로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의 활로를 뚫는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보수적 공격으로는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팀을 상대로 골을 넣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최용수 감독이 이를 모르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승부수는 너무 늦었다. 1승 제물을 너무 쉽게 놓쳤다.
다음 주 일요일 전북을 만나는 서울
다음 주 28일(일) 전북을 전북의 홈 경기장인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만난다. 우승권 팀인 울산을 상대로는 1-2로 졌다. 서울의 한계를 여실히 느낀 경기인데, 최근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전북을 상대로는 어떨가. 현재 서울의 경기력으로는 다득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1~2선의 연계 플레이는 둔탁하고 패스 정확도가 좋지 않다. 페시치에게 많은 짐을 떠넘기는 모습이 많다.
박주영, 조영욱 선수가 같이 그 짐을 부담했으면 좋겠다. 올 시즌 서울의 축구 목표는 많이 뛰는 축구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런 경기는 첫 경기였던 포항 스틸러스 전이 유일하다. 인천 경기에서도 수비 복귀에 늦는 장면을 종종 노출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팬들은 그런 행동을 두고 보지 않는다.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뛸 의지가 부족한데 팬들은 왜 그들을 열렬히 응원해야하는가. 17,000명이 오늘 서울, 인천 경기를 보려고 귀한 시간을 썼다. 그들에게 '경기장에 찾아와 주십쇼'라는 말을 뻔뻔하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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