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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서울 - 강원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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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스코어

지난 1일, 성남 FC를 이긴 FC서울이 강원FC를 2-0으로 잡았다. 전체 슈팅은 9 vs 13으로 밀렸지만 유효 슈팅을 5개 만들어 내면서 효과적인 공격을 창출하였다.

 

FC서울은 지난 경기와 같이 4백을 들고 나오며 공격수 1명을 추가해 공격에 무게감을 더했다. 김호영 감독 대행의 4백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외국인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3백은 수비에 치중되어 있어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또한, 미드필더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FC서울이었기 때문에 윙백의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4백 전환이 필요했었다.

 

4백 전환의 효과: 공격다운 공격이 가능하였다

 

최용수 감독 때, 공격은 투톱이 많은 짐을 짊어졌었다. 그래서 골 결정력이 좋은 외국인 선수 의존이 심한 곳이었다. 아드리아노와 페시치가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랐지만 각 경기력 저하와 감독과의 마찰로 부진했다. 앞선 파괴력이 떨어지면서 득점은 줄어들었고, 공격 시간보다 수비 시간이 늘어나자 실점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김호영 감독 대행은 이러한 3백의 폐해를 제대로 캐치하였다. 4-3-3 포메이션을 통해 윙어를 기용, 측면을 살려 기본 공격이 가능하게끔 하였다.

 

그 효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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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톱이 상대 백4를 잡아두면서 풀백 공간이 열렸다

공격수가 늘자, 상대 백4는 공격수에 묶일 수밖에 없었다. 풀백에게 공간이 열렸다. 3백이었을 때, 윙백이 오버래핑을 해도 박스에 있는 선수가 2명이 전부였다. 의미 없는 크로스나 백 패스를 하기 일쑤였는데 4백으로 전환하자 공격 인원 추가와 오픈 찬스가 열렸다.

 

조영욱에게도 좋은 변화였다. 정적(스탠딩)인 드리블보다 동적(치고 달리는)인 드리블이 뛰어난 조영욱은 공간이 있을 때가 위력적이다. 중앙보다 비교적 공간이 많은 오른쪽 측면에 조영욱을 배치하면서 그의 장점을 끌어내는 데에도 효과가 있었다.

 

수비 약화는 당연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해결하였다.

 

최용수 감독이 애초에 3백을 구성한 이유는 FC서울 센터백이 압도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전력의 반을 차지하는 K리그에서 1:1로 외국인 선수를 막아내는 센터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최용수 감독은 3백을 두어 외국인 선수를 묶는 선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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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미드필더 기용

그러나 3백으로 인해 공격력이 떨어지면서 4백 전환이 불가피했다. 4백 전환은 수비력 약화가 분명했으므로 이를 보완할 필요가 있었다. 김호영 대행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어 이를 메웠다. 센터백과 미드필더 가능한 김원식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세웠고 수비적인 중앙 미드필더 정현철을 추가 배치해 안정성을 더했다.

 

수비적인 미드필더를 2명 넣었기 때문에 지공 시 빌드업은 어려움이 있었다. 김원식, 정현철은 수비 능력이 있는 반면 볼 소유, 탈 압박에는 취약하다. 이것마저 되는 선수들이었다면 벌써 전북 현대가 영입했을 것이다. 미드필더 공격력이 떨어지자, FC 서울이 할 수 있는 것은 역습이었다.

 

좋지 않은 분위기 강원, 연이은 실수로 충격 패배

 

시즌 초반 병수볼 2.0으로 상위권 도전에 박차를 가하던 강원은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중위권에 머물러야 했다.

FC서울 경기에서는 한국영이 빠지고 주전 풀백 신세계가 징계로 뛰지 못하면서 베스트 멤버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핵심 미드필더 한국영이 빠진 강원 FC는 미드필드에서 잦은 패스 미스를 보이며, FC서울에게 역습을 헌납하는 상황을 자초하였다. FC서울이 이번 경기를 잡았던 것은 정확한 결정력도 한몫했지만 강원 FC가 스스로 경기를 망친 것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또한, 마음대로 공격이 되지 않자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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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선 간격이 벌어져 역습에 취약했다.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 3선간 간격이 벌어져 FC 서울 역습 제어에 어려움이 있었다. FC서울 윙어는 속도가 빠른 선수(조영욱, 정한민)가 있었고 미드필더 한승규는 볼 소유가 되었기 때문에 역습에 최적화인 상황이었다.

 

1선과 풀백이 깊숙이 들어간 상황에서 미드필드에서 패스 미스가 잦았던 강원 FC는 센터백 2명으로 역습을 방어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역시, 중원에서 조율을 해줄 한국영이 빠지면서 경기 운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가하고 강원 FC는 슈팅 수 13개, 점유율 57%를 가져갔다. 경기는 강원의 페이스였는데 마무리가 문제였다. 역시 어려운 경기에서 풀어줄 강력한 공격수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후반 김승대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이미 리드를 하며 수비적으로 내려앉은 FC서울을 상대로 보여줄 것이 없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수준급 국내 선수를 영입해 선수단 퀄리티는 높인 반면, 외국인 선수 수급에 실패하며 깊이를 더하지 못했다. 그것이 강원FC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다. 이와 상반된 외국인 선수가 강력한 대구FC는 3위에 안착해 있다. K리그가 어느 곳에 투자해야 성적을 낼 수 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분위기 오르는 FC 서울, 여기에 만족하면 안 돼.

 

암흑기를 끊고, 2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다. 이번 경기는 강원 FC가 스스로 무너진 것이 컸다. 상대 도움 없이 스스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는 패턴이 나와야 한다. 다행히,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 다음 경기가 기대되긴 한다.

 

상대마다 선수 구성은 달라지겠지만 FC서울이 상승세를 유지하려면 조영욱과 한승규가 살아나야 한다. 두 선수가 사실상 서울의 공격을 책임져야 하고, 전술 역시 맞춤으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이번 경기에서 가능성을 충분히 봤기 때문에 FC서울 코칭스태프도 느끼는 바가 있었을 것이다.

 

최용수 감독 사퇴 전까지 FC서울 경기는 보는 것이 고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희망을 보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FC서울의 저력을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