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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수원 삼성을 이겼다. 전반 15분 정상빈에게 일격을 맞고 FC서울은 좀처럼 수원을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빌드업에서부터 문제가 생기며 승리와 멀어지기도 했었다.
먼저, 빌드업이 답답했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볼이 넘어와야 하는데 수원 수비에 막히면서 불확실한 롱 볼이 잦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달라진 부분부터 집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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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혔던 FC서울 빌드업
원래, 기성용이 센터백 사이로 들어가 초기 빌드업을 담당했었는데 오늘은 오스마르가 기성용의 역할을 맡았었다.
박진섭 감독이 기성용을 높은 위치에 쓰려고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선택은 빌드업에서만큼은 실패하였다. 오스마르가 킥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볼 키핑과 탈압박은 아쉬운 편이라 이 역할이 적합하지는 않았다.
또한, 기성용이 올라갔지만 상대 압박에 좀처럼 수원 골대 방향으로 돌아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볼이 앞으로 배급이 안되자 팔로세비치까지 센터라인으로 내려왔다. 팔로세비치도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내려온 보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FC서울이 할 수 있는 것은 전방으로 볼을 내질러서 무언가를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박주영에게 연결된 볼은 수원이 다 따냈다. 당연히, 신체 능력이 떨어진 박주영이 공중볼을 따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렇게 의미 없이 볼 소유권을 내주면서 수원의 공세를 막는데 바빴다.
박진섭 감독도 이를 깨달았는지 후반 14분 박주영을 190cm 센터백 홍준호로 바꾸면서 전방 높이 강화를 시도했다. 홍준호 투입은 성공적이었다. 마침 수원의 센터백 높이도 최정원을 제외하면 170cm 대 선수들이었다.
홍준호가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윙어에게도 기회가 생겼고, 박정빈이 득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득점 이후에는 홍준호를 센터백으로 내리며 3-5-2 전환을 하였고, 수원 제리치를 전담 마크시키며 수비 강화에 나섰다.
이 선택 역시 적중하며 제리치는 별다른 활약 없이 경기를 끝마쳤고 서울도 리드를 지키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치명적 약점 노출
경기는 이겼지만, FC서울이 위태한 상황이 많았다. 전반 초반 나상호의 수비 자리가 열리면서 수원에게 공격 기회를 종종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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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상호가 백업해야 할 자리
공격 비중이 높았던 나상호가 수비 자리로 들어오지 못할 때, 빨간 박스 공간이 크게 열렸다. 수원의 김태환 선수가 있었던 자리인데 골키퍼,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으면 실점할 상황이 많았다.
서울 벤치도 이를 알아차리고 나상호를 내려서게 하며 수원의 공세를 막게 하면서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이 문제와 더불어, 앞으로 경기에서 상대팀이 공략할 약점을 크게 노출하였다.
첫 번째, 4백이 스피드 경쟁에서 밀렸다. 정상빈, 김민우에게 스피드에서 밀리며 뒷공간을 자주 내주었다. 첫 실점 역시 수비 실수가 있었지만 스피드에서 밀린 결과였다.
둘째, 공중볼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황현수를 제외하고 김원균, 기성용, 오스마르는 공중볼에서 수원 선수에게 지속적으로 패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 진영에서 공중볼 싸움 패배는 치명적이다. 곧바로 슈팅 찬스가 날 수 있으므로 제공권은 반드시 가져와야 할 부분이다.
상대팀 전력분석원을 이를 간파했을 것이다. 스피드와 높이가 서울을 깨부수는 키가 될 것이라고.
측면에서 경기를 풀어야 했다
FC서울은 빌드업에서 막히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플랜B가 없었던 것이 티가 났다.
기존 빌드업 방법대로 윙어는 중앙으로 좁히고 미드필더는 3선에게 볼을 받아 배급을 하는 방법 말이다.
하지만, 초반 빌드업에서 막히자 준비한 것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면 돌파구를 만들어야 했는데, FC서울은 최후의 수단인 롱 볼을 택했다.
수원 삼성은 3-5-2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수비 시 5-3-2 전형으로 바뀌었는데 이 포메이션의 약점은 측면이다. 윙어가 따로 없으므로 2선 측면 공간이 자주 날 수밖에 없다.
FC서울이 지난 시즌까지 썼던 포메이션인데 약점 공략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중은 제 머리를 못 깎는다'라는 말이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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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공략
위 그림처럼, 한 쪽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했다. 박주영과 조영욱을 변칙적으로 활용하며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오히려, 밸런스를 맞추려고 하니 공간이 쉽게 나지 않았다.
고광민이 나상호에게 연결, 박주영 또는 조영욱이 하프 스페이스를 노리면서 수원 5백을 흔들어야 했다. 정직한 축구는 압도적인 실력 차가 날 때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주중 경기 영향도 있어 보였다. 볼이 파이널 서드로 왔음에도 1, 2선 선수들이 잘 뛰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나상호의 움직임도 단조로웠고 조영욱은 패스 미스까지 자주 남발하며 후반 시작과 함께 박정빈과 교체되었다.
마침, A매치 기간이라 휴식 시간을 맞이한 것은 다행인 부분. 체력 회복을 하여 다음 경기를 준비했으면 한다.
휴식 기간에 팔로세비치를 더 살릴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거금을 들여 영입한 팔로세비치의 존재감이 없다. 2선에서는 상대 견제에 힘겨워 하고, 3선에서는 리턴만 하고 다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기성용과 역할 분배를 통해 팔로세비치가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대로면 알리바예프와 다를 바가 없다. 나상호와 스위칭하며 앞선에서 볼을 더 잡도록 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아무래도 측면이 볼을 소유하는 데에는 더 쉬울 것이다.
달라진 수원, 상위권도 노려볼 만
수원 삼성은 패배했음에도 뛰어난 조직력을 보였다. 특히, 수비 조직이 인상적이었다.
수비 전환 시, 압박을 통해 밸런스를 찾을 시간을 벌고, 그 시간이 충족되었으면 다시 압박을 통해 볼을 따내려고 하였다.
전반까지 서울은 수원의 수비에 고전했고, 실점까지 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었다. 기성용 봉쇄도 성공적이었다. 기성용이 못 돌아서게 하며 그의 영향력을 크게 줄여버렸다. 전반 막판 실점만 하지 않았어도 후반전에도 수원의 흐름대로 경기가 흘러갔을 것이다.
공격 역시 간결했다. 약속된 것이 있는지 빠른 패스로 전개해 나가며 효율성 있는 역습을 자주 보였다. 외국인 선수가 빠져있는 상황에서도 득점을 이뤄내며 달라진 수원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외국인 선수 복귀 및 조직력 유지만 된다면 상위권 도전도 문제없어 보인다. 박건하 감독이 현 선수단에 맞는 전술을 잘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과 마찬가지로 주전과 후보 선수 사이의 실력 격차가 심한 것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주전 선수 과부하는 시즌 중후반에 체력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 시즌은 재미있는 슈퍼매치가 이어질 것이다. 다음 슈퍼매치가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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