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5-0, 후반 3-0으로 스리랑카를 꺾고 한국은 H조 1위에 올라섰다. 스리랑카는 예상대로 한국의 상대가 아니었다.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며 전반 초반부터 한국의 공세에 힘들어했다.
한국이 25개의 슈팅을 가져갈 동안 스리랑카는 단 1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리랑카로서는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해보고 맥이 빠졌을 것이다.
김신욱이 무려 4골을 넣었다. 신장의 우위를 활용해 스리랑카의 수비진을 초토화했다. 머리 2개 정도 차이나는 선수를 상대하느라 고생을 했을 것이다. 올 시즌 득점 감각이 좋은 김신욱의 기세가 계속된다. 이대로라면 황의조를 이어 NO.2 공격수 자리를 지킬 것이다.
로테이션, 손흥민-김민재는 예외
지난 투르크메니스탄 경기 선발 선수와 비교해 9명이 바뀌었다. 손흥민, 김민재를 제외하고 새로운 선수로 라인업을 채웠다. 사실상 북한전을 위한 로테이션을 단행한 것이다.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벤투 감독이기에 9명의 선수를 바꾼 결정은 의외였다. 정말 약체라고 생각하는 팀에게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강인이 최고의 활약을 보였고, 외면받던 김신욱은 고공 플레이를 통해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백승호 역시 압박이 약한 스리랑카 덕분에 자신의 기술과 패스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주전과 비주전 선수가 각자 다른 색깔이 있어 이번 대표팀은 전술상 여러 옵션을 활용할 수 있는 구성으로 보았다. 아마 북한전은 기존 주전이 나와 스리랑카 경기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다.
기술자들이 활개 치다
이강인, 백승호, 남태희로 이루어진 미드필더 조합은 기술자의 결합체였다. 세 선수가 기술이 있고 볼 키핑 능력이 있어 여유롭게 스리랑카의 중앙을 공략했다.
특히, 이강인의 움직임이 좋았다. 김신욱이 센터백을 몰아주고 남태희가 중앙 미드필더의 시선을 끌어당겨주면, 이강인이 스리랑카의 2~3선 사이 공간이나 백승호의 위치로 내려와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또한, 넓은 시야와 패스 정확도가 높은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질 좋은 침투 패스를 여러 차례 시도했다. 장담컨대 현 대표팀에서 이강인과 같은 패스와 시야를 가진 선수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중앙 공략을 당한 스리랑카는 측면보다 중앙에 수비를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풀백이 오버래핑하는 공간을 커버하기 버거웠다. 이점을 활용해 이강인이 측면으로 볼을 전달해 크로스 공격을 원활하게 했다.
좌측면에 손흥민도 있었기 때문에, 홍철은 상대 견제 없이 여러 차례 크로스를 올렸다. 반대쪽도 다르지 않았다. 홍철보다 공격 기회가 적었던 라이트백 김문환이었지만, 좋은 크로스를 통해 김신욱의 헤더 골을 어시스트했다.
기술자 3명으로 스리랑카의 중원을 초토화시킨 대표팀이었다. 중앙에 기술적인 선수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선수들의 영향을 받아 기술 좋은 선수들이 육성되었으면 좋겠다.
반면, 박스 근처에서 중앙 공략은 힘들었다. 스리랑카의 수비가 많기도 했지만, 선수간 이해가 부족했는지 패스 미스가 많아 스리랑카에게 클리어링되는 볼이 많았다. 계속된 훈련으로 만들어가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부분만 개선되면, 월드컵에서 기적에 의존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좌우 전환- 스리랑카를 쓰러뜨리다
중앙, 측면 공략이 어려워질 때에는 좌우 전환을 통해 스리랑카의 활동량을 증가시켰다. 한국의 중앙 공략으로 혼이 빠진 스리랑카였는데, 좌우 전환으로 활동량이 늘어나자 후반 들어 움직임이 대폭 감소했다.
자국과 다른 체온,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팀과 볼을 차느라 체력 소모가 많았던 스리랑카였다. 얄밉게 좌우 전환으로 활동량을 늘린 한국 선수들에게 열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스리랑카의 일부 선수는 과격한 행동을 보이곤 했다. 실력과 경기 운영에서 스리랑카와 비교해 한참 앞섰던 한국 대표팀이었다.
연습 경기 같던 스리랑카 경기는 끝났다. 이제는 15일(화)에 있을 북한과의 경기가 남았다. 북한의 사정상 경기 전날 북한으로 입국하는 일정이다. 직행 또한 불가능해 베이징을 경유해야 한다. 최악의 일정이다.
객관적 전력으로 북한은 우리를 이길 수 없다. 오히려 3-0 이상을 넣어야 하는 팀이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경기력 감소가 예상되나 스리랑카 전과 같이 시원한 결과를 안겨주었으면 좋겠다.
한국 - 북한 경기는 15일(화) 5시 30분에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리며, KBS, 네이버 스포츠, MBC, SBS에서 중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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