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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2019 K리그 리뷰: 32R FC서울 - 상주 상무

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포항, 경남, 상주까지 승리를 얻었어야 할 경기를 무승부, 패배로 가져갔다. 3등 싸움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스플릿으로 분리되면 상위권에 약했던 서울이므로 유리한 점이 없다. 달아났어야 했는데 리그 초반에 있었던 운이 뒤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상주는 이번 경기를 이기면서 6강 싸움에 다시 불을 붙였다. 서울 못지않게 상주도 최근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6강 싸움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올 시즌도 기대 이상이다. 시즌마다 선수 구성 변화가 있는데 강등되지 않고, K리그 1에서 버티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

지난 경기 인터뷰는 페이크, 주전 대거 투입

주 중에 있었던 경남 경기를 마치고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에 대해 인터뷰했고 오늘 경기에서 로테이션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휴식을 취한 레프트 윙백 고광민을 제외하고 경남 전과 같은 스쿼드를 가지고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전반과 후반 막판에 체력 문제를 드러나며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 특히, 미드필더의 활동량이 문제가 되었다. 공격 진행은 가능하나 수비 시 복귀가 너무 느렸다. 체력에 한계가 온 듯싶다. 후반에 활동량이 급감한 이명주를 빼고 정원진을 넣었지만, 별다른 활약은 못했다.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교체로는 극복할 수 없었다.

경남 또는 상주 경기에서 대규모 로테이션이 있었어야 했다. 3등 사수에 나선 최용수 감독의 욕심이 과했다. 애초에 서울의 올 시즌 목표는 6강 이내 진입이었다. 이대로면 다음 경기도 타격이 크다.

상주는 전역자가 발생한 후, 경기력이 주춤했는데 신병들이 서서히 경기에 나오면서 맞아떨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K리그 수급 선수로 꼽히던 강상우와 이찬동을 백업으로 쓸 정도로 선수 운용에 여유가 있다.

슈팅 기근, 같은 문제 반복

상주 경기에서 서울의 경기력이 나쁘지는 않았다. 12개의 슈팅 중 7개가 유효 슈팅일 정도로 순도 높았다. 그러나 표본이 아직 낮다. 경기당 18개 정도의 슈팅이 있어야 득점 확률도 올라간다.

미드필더들이 슈팅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알리바예프와 이명주는 경기당 3개의 슈팅은 때릴 각오로 나와야 한다. 미드필드에서 중거리 슛이 터져야 센터백들이 수비 라인을 올려 포워드들의 공간도 발생한다.

후반 들어, 1~2선 선수들의 유기적 움직임을 통해 슈팅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덕분에 경기에 생동감도 살아나고, 상주도 매서운 역습을 펼치면서 경기 시청 만족도 늘어났다. 슈팅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

약점 공략, 효과 만점

상주는 서울과 같은 5-3-2 포메이션으로 수비를 구성했다. 같은 수비 전략을 사용하는 FC서울은 자신들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미드필더 3의 측면이 5-3-2의 약점인데 오스마르를 전진 배치해 측면 공략을 제대로 했다.

윙백이 상대 윙백을 잡고, 미드필더가 상대 측면 미드필더를 잡고 있어서 오스마르는 측면에서 꽤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 공간을 통해 여러 공격 작업에 들어갔고, 후반 초반 페시치의 골도 오스마르 발에서 시작되었다.

몇 차례 기회가 더 있었는데, 황병근 골키퍼의 선방이 좋았고, 결정력에서 아쉬운 점이 나오며 추가 득점까지는 하지 못했다. 지난 경남 경기에 이어 경기 준비는 잘 한 것으로 보인다.

살아난 페시치 특유 리듬

박스 내외 결정력이 좋은 데얀과 달리 페시치는 스탠딩 상태보다 움직이는 상태에서 골 감각이 더 좋다. 따라서 활동량을 넓게 가져가야 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부상 복귀 후, 페시치는 체력이 완전치 않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를 이어가면서 폼이 올라오고 있었고, 상주 전후반부터 그의 리듬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득점까지 기록했기 때문에,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되는 페시치이다. 얼마 남지 않는 리그 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선수이다.

다만, 페시치의 득점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주변 선수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오늘 좋은 활약을 보인 오스마르보다 미드필더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페시치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수비의 시선을 끌어주고, 페시치의 패스를 받을 공간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아직 그런 조직적 움직임이 부족하다. 이런 점만 완성되면 경기당 1골씩은 충분히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페시치이다.

남은 6경기에서 필요한 점

10월 6일(일)에 있을 수원 삼성과의 경기와 스플릿 라운드에서 남은 경기는 6경기이다. 정말 몇 경기 남지 않았다. 서울이 만족하는 시즌으로 마치려면, 체력과 공격력 상승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전 선수들이 굉장히 지쳤다. 최용수 감독은 양단간 결단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전반에 주전을 100% 활용, 리드 상황을 이끌어내 후반에는 교체를 통해 지키는 운영을 가져가든지, 전반에 최대한 지키면서 후반에 핵심 선수를 투입해 후반에 모든 것 쏟아내든지 선택이 있어야 한다.

후반기부터 경기력이 들쭉날쭉한다. 큰 원인은 체력 문제였다. 1경기 잡으려고 했다가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많이 소모시켰다. 남은 경기도 같은 운영을 하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스플릿에서 만날 전북과 울산에게 지금으로서는 승산이 없다. 변칙적 운영을 가져가야 할 때라고 본다.

최용수 감독의 운영 묘. 그가 어떤 선택으로 올 시즌 성적을 받아낼지 기대된다.

다음 경기는 10월 6일(일) 오후 2시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