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어림없었는데... 포텐이 터졌다
전반 단 4개의 슈팅을 기록했던 FC서울이 후반 10개를 때려넣으면서 3-1 신승을 따냈다. 전반은 처참했다. 점유율은 서울이 가져갔는데, 센터 라인 부근에서 패스 미스 이후 김호남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실점에도 FC서울의 공격을 풀리지 않았다. 인천의 전원 수비 전략에 발이 묶여 중앙으로는 전개를 못하고 자꾸 측면으로 볼을 넣었다. 좋은 헤더 능력을 가진 선수가 없는 서울이 측면으로 몰리는 것은 좋지 않았다. 인천 센터백에 잘리는 크로스를 선보이며,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데 후반 들어, 경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60분까지 인천을 매섭게 몰아치더니 결국 주세종의 골이 터졌다. 이후 체력적으로 부담이 온 인천은 전반과 같은 수비력을 보이지 못했고 후반 막판 실점까지 하며 서울 원정에서 승점을 따내지 못했다.
이명주, 주세종 복귀
국가대표 출신인 이명주와 주세종이 들어오면서 중원의 무게감이 크게 무거워진 FC서울이다. 중앙 미드필더를 담당한 고요한이 본래 포지션인 윙백으로 가고 후방 플레이 메이커를 맡던 오스마르가 센터백으로 돌아갔다.
두 선수가 오면서, 미드필드를 거치는 패스가 늘어났다. 인천에 비해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던 점도 이와 같다. 특히, 이명주가 오면서 전진 패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FC서울은 횡패스 남발로 7월 이후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이지 못했었다.
제자리로 돌아간 고요한도 만족스러웠다. 볼 키핑이 되는 선수가 윙백 자리에 있어서, 볼 소유와 동시에 안정감이 생겼다.
여전히 정적인 포워드
전반에 고전한 이유는 박주영, 페시치의 움직임이 단조로웠기 때문이다. 상대 골문 근처까지 볼을 끌고 와도 센터백의 견제를 받는 포워드에게 볼을 넣을 수 없어 측면으로 볼을 볼렸다. 2톱의 장점은 한 선수만 박스에 있고 나머지 선수는 동선을 넓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두 선수는 박스 안에서 볼만 받기를 바랐다.
약 2주간 달라진 점이 없었다. 짜여진 공격 패턴은 전무했고, 파이널 서드에서는 고개를 들어 선수를 찾기 바빴다. 올 시즌은 이대로 끝날 것 같다. 언제까지 개인 능력에 의존할 지 걱정이다.
유일한 선택지: 뒤 공간
중앙, 측면 공략이 변변치 못하자, 선택지는 뒤공간을 노리는 수 밖에 없었다. 센터백이나 주세종이 연결하는 볼을 받아 2선 미드필더가 침투하는 방법이었다. 2차례 정도 괜찮았으나 골까지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그나마 전반에 가장 나았던 공격 패턴이었다.
선택지가 하나니 수비하는 인천은 오죽 쉬웠을까. 인천의 경기 준비가 서울보다 나았다. 4-5-1 수비 포메이션도 서울을 괴롭혔다. 중앙을 두텁게 하고 측면으로 몰리면 3명의 선수가 빠르게 애워싸면서 서울은 이도저도 못했다.
서울의 승기를 잡게해 준 다이렉트 패스
후반들어 인천 선수들의 움직임이 크게 줄어들었다. 전반전에 수비에 집중하면서 체력 소모를 상당히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반과 다르게 서울에게 2~3선 공간을 자주 내주었다.
그리고 공간이 벌어지자, 서울은 포워드를 향해 다이렉트 패스를 자주 활용했다. 효과는 인상적, 포워드가 원터치로 내준 볼을 2선 미드필더들이 따내면서 슈팅 또는 측면 연결로 경기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평소 경기에서도 이런 과감한 패스가 많아야 한다. 우물쭈물 하며 느릿느릿하게 방향 전환을 해봤자 수비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볼 키핑이 되는 박주영과 페시치가 있으니 과감하게 패스를 넣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흔들린 인천은 밸런스를 회복하지 못했다. 후반 58분 실점 이후, 제 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고요한에게 PK를 내주고, 막판 쐐기골까지 먹으며 스스로 무너졌다. 역시 선수 풀이 적은 인천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체력 고갈이 심했던 미드필더들의 대체자들이 기대 이하였다. 오히려, 교체 이후 더욱 흔들렸던 인천이었다.
이번 경기는 전반에 체력 소모를 심하게 한 인천의 오버 페이스 때문에, 경기를 잡아낸 원인이 가장 큽니다. 상대가 스스로 무너져서 이긴 경기이지 자력으로 온전히 따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공격 조직력을 더욱 올려야 합니다. 국대 출신 미드필더가 들어왔기 때문에, 다음 포항 경기는 나아진 공격 조직력을 보였으면 좋겠네요.
다음 경기는 21일(토) 오후 5시에 열리며, 포항 원정 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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