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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2019 K리그 리뷰: 33R FC 서울 - 수원 삼성

2019 3차 슈퍼매치의 승자는 FC서울이었다. 전반 16분 박주영의 PK로 경기를 리드해 간 FC서울은 철저히 수비 위주 전술로 수원 삼성을 상대했다. 65.5%의 점유율을 가져간 수원은 공격 조직과 결정력에서 서울에서 밀렸다. 많은 시간 볼을 소유했지만, 파이널 서드에서 박스까지 볼을 운반하지 못했다.

서울은 주어진 기회에서 득점에 성공해 2-1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이명주가 점점 서울의 축구에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 경기에서 MOM으로 뽑힐 정도로 공격에 이바지하는 바가 컸다.

상위 스플릿 진출에 실패한 수원은 올 시즌 슈퍼매치에서 승리를 챙겨가지 못하며 과거의 영광에서 멀어지고 있다. 리그 8위, 9위인 성남과 단 2점 차

다. 앞으로의 경기 결과에 따라 9위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있다.

수비 변화 준 FC서울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준 FC서울이다. 주전 센터백으로 나왔던 정현철과 황현수를 빼고 김원식과 이웅희를 넣어 수비진을 바꿔 수원을 상대했다. 최근 실점이 많았던 FC서울이었는데, 1실점으로 막고 승점까지 챙겼으므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페시치가 다시 부상으로 경기 출전을 못한 것은 아쉽다.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상승 곡선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로써 페시치와의 임대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는 게 맞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공격력이 부족한 서울에게 페시치는 빠지면 안 되는 옵션이었다.

수비적으로 나온 FC서울

오늘 경기에서 서울의 전략은 분명했다. 수비적으로 운영해 역습을 노리는 실리 축구를 활용했다. 염기훈에게 프리킥으로 1골을 실점했으나 필드골로는 먹히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 가장 수비 집중력이 좋았던 경기였다.

반면, 역습 과정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공격 전환 후, 역습에 참여하는 선수는 박주영-박동진 밖에 없었다. 박주영과 박동진이 역동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단독 돌파와 속도로 역습을 주도할 만한 선수들은 아니다.

주변 다른 선수들이 같이 치고 올라와 역습에 가담해야 했는데 그들이 짊어진 수비 임무가 더 컸다. 오히려 한 템포 죽이면서 롱패스를 통해 수원의 수비 뒤 공간을 노렸다.

오늘 나온 2골은 천만다행이었다. 6개의 슈팅으로 2골을 넣은 것만으로도 운이 따랐다. 그동안 서울은 1골 넣기도 힘들었다. 오늘 경기 승리로 인해 3위 싸움에 도움이 되었다. 4위 대구 역시 성남과의 경기를 승리했기 때문에 수원에게 졌다면, 승점 1점 차로 따라잡힐 수 있었다.

초기 빌드업 좋았던 수원, 마무리 아쉬웠어

골은 1골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수원의 초기 빌드업 작업은 좋았다. 김민우와 홍철의 적극적 공격 참여로 양 사이드에서 기회가 많이 났었던 수원이었다.

특히, 홍철의 크로스가 위협적이었다. 질 좋은 크로스를 서울의 박스 안으로 집어넣었다. 타가트 외에 영향력 있는 선수가 한 명 더 있었으면 서울의 골문을 열 수 있었을 것이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사이드까지는 전개가 물 흐르듯이 진행됐지만, 이후 패싱에서 단조로움을 보이며 위협적 장면을 생산하지 못했다. 실점이 득점보다 많은 수원이었다. 약한 득점 때문에 순위 상승을 노리지 못한 것이다.

2득점 이후 서울이 포메이션을 5-4-1로 가져가서 더욱 공격이 힘들어진 수원이었다.

FC서울은 이명주의 멋진 헤더골 이후로 포메이션을 5-3-2에서 5-4-1로 바꿨다. 투톱인 박동진이 우측 날개로 내려와 수비를 강화했다. 측면 공격이 좋았던 수원은 이때부터 측면 공격이 막혔다.

그동안 최용수 감독은 수비 1명을 빼는 용병술은 있었지만, 공격수를 미드필더로 내려 수비적으로 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기존 운용 방침을 바꿀 정도로 이번 경기가 절실했던 모양이다.

수원의 역습으로 종종 위기 상황을 노출한 서울이었으나 유상훈의 선방과 높은 수비 집중력으로 경기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수비적으로 운영한 부분은 굉장히 아쉬웠으나 승점을 지켜 ACL 진출권을 지킨 점은 다행이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5경기. 상위 스플릿 5개 팀과 1경기씩을 치르며 3위를 지켜야 하는 시점에 왔다. 4위 대구와의 격차는 4점. 1~2경기에서 무너지면 대구에게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 불행히도 전북, 울산, 강원과 상성이 좋지 않다. 최소 1점을 따겠다는 의지로 3위 자리를 지켜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