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더비가 된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다. 지난 시즌 성적 부진으로 맨유에게 경질당한 무리뉴 감독이었다. 경질 후 맨유에 대한 발언을 자주 하며 악감정을 드러냈었다. 그리고 11월 20일 토트넘으로 복귀해 3연승을 이끌고 맨유를 만나게 되었다.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게 변화를 준 것은 좌우 비대칭 전략을 활용하는 것이다.
라이트 풀백의 공격을 장려하고 레프트 풀백의 수비 집중을 요구한다. 높게 올라온 오리에 덕분에 라이트 윙어 시소코는 볼이 있는 쪽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활동량이 많은 시소코가 넓은 공간을 커버하면서 알리는 케인과 함께 득점에 더 신경 쓴다.
레프트 풀백의 공격 참여가 낮아서 자연스레 후방은 3백이 구성된다. 무리뉴 특유의 수비를 우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3백 덕분에 후방이 튼튼해져 중앙 미드필더 2명도 번갈아 공격에 가담하면서 지원한다.
비대칭 전술로 인해 존재감을 되찾은 델레 알리이다. 2016-17 시즌 22골을 넣으며 엄청난 공격력을 보여주었으나, 이후 폼이 떨어지고 케인과 에릭센이 경기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면서 2016-17 시즌의 임팩트를 이어가지 못한 알리였다.
무리뉴 감독의 비대칭 전술로 수비보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알리는 무리뉴 감독 부임 후 3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다시금 공격 재능을 뽐내고 있다.
반면, 손흥민은 이 전술로 인해 체력 부담이 커졌다. 레프트 백이 센터백처럼 활동해 수비 범위가 넓어졌다.
윙어인 손흥민은 공격 때는 그의 역할을 위해 상대 진영 깊숙이까지 들어가야 한다. 수비 전환 시, 복귀를 위해 긴 거리를 내려와야 하는데 포체티노 감독 때는 풀백이 손흥민의 수비 공간을 커버해주면서 체력 안배가 가능했다.
그런데 무리뉴 감독은 풀백을 센터백처럼 쓰면서 손흥민이 풀백의 수비 범위까지 내려와서 수비를 하게 되었다. 공격 전환 시, 이전보다 낮은 위치에서 스프린트를 시작해야 하는 동시에 수비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므로 체력 부담이 커졌다.
대표팀 경기 및 대체 자원 부재로 이동 시간과 경기 출장 횟수가 많았던 손흥민에게는 악재이다.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요령도 피울 상황이 아니어서 걱정스럽다.
무리뉴 감독의 비대칭 전술로 인해 토트넘의 기본 포진은 이렇게 변하였다.
후방의 안정감을 살리는 동시에 뻑뻑했던 앞선에도 알리를 공격적으로 활용해 공격 선택지를 증가시켰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파격적 행보일 수 있었음에도 결과로 의구심을 풀어주고 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있다. 알리를 전진시키면서 케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주인공이었던 과거보다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장은 팀 성적이 부진해 받아들이고 가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공격 작업도 무리뉴답게 단조로워졌다. 만들어가는 공격을 지향했던 포체티노에 비해 롱 킥으로 단조로운 공격을 권장하는 무리뉴이다.
수비 간격이 좁은 팀을 상대할 때는 수비 뒤 공간을 노려 상대 4백을 허물려고 한다. 이런 공격 방법은 지난 본머스 경기에서 효과를 보았다. 선제골이 손흥민을 향한 롱패스 이후 알리에게 논스톱 패스를 하고 알리가 마무리 짓는 상황에서 나왔다.
선수 수준이 높은 토트넘이기 때문에 단조롭지만, 공격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금방 읽힐 수 있는 공격 방법이기도 하다. 아직은 무리뉴 토트넘에게 적응하는 과정이지만, 그 시기만 끝나면 상대팀도 대응책을 낼 수 있다.
무리뉴 감독도 단조로운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볼 소유를 잃은 이후 바로 압박을 하면서, 높은 위치에서 공격을 시작하려고 한다. 전방 압박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롱 킥 이후 상대 수비는 한쪽으로 쏠려있고 수비 밸런스는 깨져있는 상태이다.
볼 탈취만 빠르게 할 수 있다면, 수비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공격을 할 수 있으며 개인 능력이 좋은 토트넘이므로 효과적인 공격을 이어나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경기 상대인 본머스도 토트넘의 압박으로 위험 상황을 자주 노출했다.
역습은 케인을 중심으로 앞선 4명이 참여한다. 역습 상황에서는 손흥민의 가치가 드러나는데 스프린트 속도가 빠른 손흥민이 역습 속도를 높이고 마무리 능력과 어시스트 능력도 있어서 토트넘의 역습은 굉장히 무섭다.
그리고 케인, 알리, 시소코의 역습 가담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역습 파괴력은 2배 이상 증가한다.
토트넘의 약점은 손흥민이 위치한 왼쪽 측면이다.
사진에 나온 대로 레프트 풀백은 측면보다 중앙 방어를 우선한다. 그래서 손흥민의 수비 복귀가 늦거나 다른 선수를 막고 있을 때, 베르통언의 좌측 공간이 열린다.
그래서 중앙 미드필더의 커버가 있어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오면 당연히 센터백 앞 공간이 열린다. 이때 중거리 슛 찬스가 발생한다. 3백을 세워 박스 안 수비는 강화되었으나 바깥은 그렇지 않다.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매 경기 멀티 실점이다. 그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맨유도 왼쪽 공간을 잘 활용하면 득점 기회가 생길 것이다. 미드필더의 활약은 좋지 않지만, 앞선 라인의 선수들이 경기력이 좋다. 토트넘의 실점 흐름상 득점 기회는 반드시 올 것이다.
문제는 토트넘의 압박과 역습을 이겨내는 것이다. 포그바가 없는 맨유의 미드필드는 탈압박 능력이 전무하다. 역습은 발이 느린 매과이어와 개인 수비가 안 좋은 린델로프로 인해 불안하다. 더불어 완-비사카의 경기력도 좋지 않다.
두 가지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이 경기도 승리하기 어렵다. 최근 토트넘의 공격을 봤을 때, 득점은 나올 것이다. 결국, 수비 실수를 덜하는 팀이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솔샤르 감독이 확인해준 대로 포그바의 복귀는 불투명하다. 대신 맥토미니는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페레이라와 프레드 조합은 끔찍했다. 맥토미니가 돌아온다면, 최소한 압박에 쫓겨 버리는 패스는 하지 않을 것이다.
토트넘은 공격에서 교체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다. 믿고 쓸만한 자원이 모우라 아니면 시소코이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공격수 1명은 반드시 보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맨유와 토트넘의 올 시즌 첫 번째 경기이다. 나락에서 누가 먼저 탈출한 것인지, 이 경기에 올 시즌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맨유는 목요일 토트넘 경기 이후 일요일에 맨시티를 만난다. 맨시티보다는 토트넘에게 승산이 있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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