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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2019-20 맨유 프리뷰: 16R] 맨시티 - 맨유

올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이다. 3위 맨체스터 시티는 흔들리기는 해도 체면치레는 하고 있으나 맨유는 맨시티와 승점 11점 차이로 멀리 떨어져 있다.

맨유에게는 12월 1주 차가 힘든 주이다. 목요일에 토트넘을 만나고 일요일 맨시티를 상대한다. 예상외로 토트넘을 2-1로 잡으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맨시티를 상대로도 이변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

맨체스터 한 지붕 두 가족은 부상 병동이다. 먼저, 맨유는 에이스 포그바가 장기 부상에 빠져 미드필더에서 힘을 잃었고 맨시티는 센터백 라포르트와 스톤스가 부상으로 빠지며 페르난지뉴를 센터백으로 쓰고 있다.

맨시티는 이번 주를 기점으로 부상자들이 복귀한다. 센터백 스톤스와 레프트백 망디가 선발 출전을 기다린다. 그리고 미드필더에서 쓰임새가 많은 귄도안이 복귀했다.

맨유는 부상자가 계속 발생한다. 주전 센터 포워드 마샬이 근육 부상으로 맨체스터 더비에 나오지 못한다. 덕분에 그린우드를 다시 선발로 써야 하는 상황이다.

토트넘을 잡은 맨유이다. 그러나 토트넘과 맨시티는 스타일이 달라 어려움이 예상된다. 무리뉴 시스템을 입히는 중이었던 토트넘이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3시즌 간 팀 빌딩을 해온 상태이다. 변수는 토트넘 경기보다 훨씬 적게 나올 것이다.

먼저, 올 시즌 맨시티의 전술 특징은 미드필더에 있다.

D.실바-더브라위너-로드리고가 적극적으로 초기 빌드업에 참여한다. 초기 빌드업에서는 D.실바와 더브라위너의 영향이 크다. 시야가 넓고 공간 활용이 좋다. 로드리고가 약한 뻑뻑한 감이 있는데 두 선수가 이를 보완한다.

두 선수가 같이 초기 빌드업에 가담하는 것은 아니다. D.실바가 볼을 잡으면 더브라위너는 전방으로 전진하고, 더브라위너가 볼을 잡으면 D.실바가 앞으로 나아간다.

공간 활용을 잘하는 과르디올라 감독 스타일 잘 따르고 있다. 공격에서도 효율적인 움직임을 가져간다.

포지션의 한계가 없는 맨시티는 윙어가 중앙으로 들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도 하고, 센터 포워드 역할도 한다. 이들의 시프트가 있으면, D.실바와 더브라위너가 윙어의 자리를 채운다.

실바와 더브라이너가 측면에 있으면, 풀백의 오버래핑이 자유로워진다. 상대 풀백의 시선은 중앙으로 이동한 윙어에게 향해 있고 측면으로 이동한 실바, 더브라이너 또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맨시티의 풀백이 자유롭게 오버래핑을 나갈 수 있다.

이외에도 윙어와 2:1 패스를 통해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거나 단순한 크로스 등 여러 공격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창의력, 기술이 있는 선수를 보유한 맨시티의 특권이다.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풀백 역시 특색이 있는데,

초기 빌드업 시, 전진보다는 센터백과 간격을 좁히며 패스 공간을 만든다. 초기 빌드업을 중시하는 감독의 의중을 알 수 있다. 덕분에 다른 팀보다 초기 빌드업이 유연하다.

풀백의 활동량도 많다. 초기 빌드업에 관여한 뒤에서는 빠르게 오버래핑하여 팀의 공격 작업을 돕는다. 특히, 워커의 활동량이 엄청나다. 빠르게 더브라위너가 D.실바에게 볼을 전달한 후 상대 진영으로 뛰어 들어간다. 그 속도를 보면, 워커가 얼마나 활력적인 선수인지 알 수 있다.

골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맨시티에게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대부분의 팀은 골킥을 맞이할 때, 하프 라인을 밑에서 최종 수비라인을 구성하여 상대 포워드와 공중볼을 경합한다. 그러나 맨시티는 하프 라인까지 올린 후 골킥의 방향에 따라 뒤로 물러서면서 공중볼 경합을 한다.

세트피스 상태에서도 맨시티는 최대한 수비 라인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올리고, 킥 이후에 뒤로 빠지면서 수비를 한다. 두 경우 모두 특이하다.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는데, 결론은 상대 공격수를 움직이게 만들어서 정확하게 볼 터치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보다가 골킥 상황이나 세트 피스 상황이 오면 한번 흥미롭게 보셨으면 좋겠다.

최근 주춤한 맨시티는 한창 좋을 때보다 에너지 레벨이 약간 떨어졌다. 로테이션 멤버들이 부상이고 주전의 경기 출전이 많아서 체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아궤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다채로운 공격들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제주스는 파이널 서드에서 움직임을 많이 가져가는 편이다. 미드 서드까지 내려와 빌드업에 관여하는 아궤로가 없어서 작년의 맨시티 공격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아궤로 공백과 더불어, D.실바의 노쇠화가 눈에 띄었다. 파트너 더브라위너와 함께 엄청난 활동량과 패싱 센스를 보여준 그였는데 예전과 같은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33살의 나이를 속일 수는 없는 것 같다.

실바의 노쇠화는 수비에서도 구멍을 만드는데

수비 복귀 속도가 느려져 측면에서 공간이 생긴다. 윙어인 스털링과 B.실바가 빨리 내려오면 좋겠지만, 이들은 박스 안까지 진출하는 편이어서 매번 수비를 가담하기 어렵다. 그래서 D.실바의 수비 가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D.실바의 느린 수비 복귀로 인해 그 공간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로드리고가 맡는다. 그러나 중앙 미드가 한번 비게 되면 센터백 앞 공간이 열린다. 실바의 노쇠화가 맨시티 수비 밸런스에 영향을 준다.

맨유는 맨시티의 왼쪽 공간을 집중 공략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앙헬리뇨는 아직 22살에 불과하고, 망디는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측 워커가 지키고 있는 공간보다 수월할 것이다.

객관적 전력과 경기력을 봤을 때, 맨유가 맨시티를 이기는 것은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아궤로가 빠졌지만, 공간을 활용하는 맨시티의 공격은 여전히 무섭다. 맨유의 수비는 아직까지 불안하고 매 경기 실점하고 있다.

어쩌면 이 경기는 운에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 모든 슈팅이 데 헤아에게 걸리거나 골문 바깥으로 벗어나길 바라야 할 것이다.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맨시티는 센터백의 부상으로 수비가 완전하지 않다. 득점하고 실점을 막을 수만 있다면, 맨유가 이기는 그림을 그려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