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개막전
개막전부터 어려운 상대를 만난다. 첼시는 지난 시즌 3위에 오르며, 리그 막판 4강권 싸움에서 승리했고 유로파 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객관적 전력만 봐도 첼시가 맨유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맨유의 전방은 여전히 약하고 첼시는 아자르가 빠졌지만, 풀리식, 페드로, 윌리안이 건재하기 때문에 맨유보다 나은 전력이다.
다만, 사리 감독이 유벤투스로 떠나고 7월 3일부로 첼시의 레전드 램파드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점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팀에 들어온 지 한 달 밖에 안된 감독의 전술과 철학이 팀에 녹아들었을 리가 없다.
지난 시즌 맨유와 첼시는 호각세였다. 1승 2무 1패로 누구도 우위를 가져가지 못했었다. 지난 시즌 기복이 심했던 맨유라도 첼시에게는 밑 보이지 않았고 지난 시즌 막판에 보였던 끔찍한 경기력을 뒤집어 버리기 위해서라도 개막 경기가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그 상대가 첼시라서 좋은 제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9/20 시즌 in and out
**8월 9일 기준
맨유
in- 맥과이어, 완-비사카, 다니엘 제임스
out- 루카쿠, 발렌시아, 에레라
첼시
in- 코바치치, 풀리식
out- 아자르, 다비드 루이스, 개리 케이힐
서로 물음표인 라인업, 누가 안정적일까?
맨유는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루카쿠를 보내며, 공격수 한 명을 잃었다. 보강 없이 기존 선수들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인데 검증 안된 그린우드를 믿어야 하는 현실이 싫다. 그리고 다니엘 제임스가 윙어로 영입됐지만, 무게감은 굉장히 떨어진다. 프리미어 리그 데뷔 시즌이다. 솔샤르 감독 머릿속에 계획이 있길 바랄 뿐이다.
첼시는 역시 아자르의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 메워 공격력 저하를 막아낼지가 올 시즌 과제이다. 일단, 풀리식의 공격력이 좋기 때문에 마수걸이 골만 빨리 터지면 제 몫은 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윌리안, 페드로, 아브라함이 각 10골 이상씩 넣어주어야 안정적으로 리그 운영을 풀어갈 수 있다. 어쩌면 빈공으로 무승부 경기를 쌓아갈 위험도 존재한다.
수비에서는 맨유가 조금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베테랑으로 첼시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던 다비드 루이스가 아스날로 극적으로 떠나며 센터백 뎁스가 줄어든 첼시이다. 뤼디거가 무릎 부상으로 9월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당분간은 크리스텐센과 조우마가 잘 버텨주어야 할 것이다.
반면, 맨유는 맥과이어를 영입하면서 가벼웠던 수비 무게감을 크게 늘렸다. 항간에는 단점이 많아 맥과이어의 영입이 좋지 않을 것이란 말도 있지만, 현재 맨유 센터백 중 맥과이어만큼 안정감을 주는 선수도 없다. 그리고 매 시즌 불안했던 라이트백 포지션을 젊은 완-비사카가 차지하면서 수비력 증가와 함께 활동량까지 크게 늘릴 수 있게 되었다. 올 시즌은 공격보다 맨유의 수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더 궁금하다.
투 볼란치 빌드업
지난 시즌 첼시의 빌드업은 조르지뉴가 도맡아 진행했었다. 시즌 초반에는 주변 지원이 적어 조르지뉴가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시즌을 보내면서 사리 감독이 풀백의 위치를 내려주면서 안정감을 찾아간 첼시의 빌드업이었다.
올 시즌 부임한 램파드 감독의 후방 빌드업은 더블 볼란치 시스템이다. 프리 시즌에 드러난 대로 램파드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두 명의 볼란치를 두어 후방 빌드업에서 안정감을 찾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 전방 압박에 굉장히 취약한 모습을 프리 시즌에 보인 첼시였다. 첫 번째, 두 번째 패스까지는 괜찮은데 그 이후 패스에서 상대 압박에 걸려 좀처럼 전방으로 나오기가 힘들었다. 아직까지 조직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선수 간 움직임도 매끄럽지 않았다. 시간이 더 필요한 첼시였다.
맨유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부분이다. 전방 압박을 통해 위험 지역에서 상대 실수만 유발할 수 있으면, 결정력 슈팅 찬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지난 2일 뮌헨글라드바흐와 경기에서도 첼시는 전방 압박에 대처를 하지 못하면서 실점을 하고 말았다. 지공 싸움에서 승산이 없는 맨유로서는 전방 압박이 승부의 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압박 이후가 무서운 첼시
후방 빌드업이 불안한 첼시지만, 센터 라인까지 볼을 끌고만 올 수 있다면 위협적인 모습으로 달라진다. 윙어가 중앙으로 내려오면서 빌드업을 돕고 나머지 공격진이 전방으로 뛰면서 빠른 템포인 공격 패턴을 가져간다.
상대방은 전방 압박으로 라인을 센터 라인 부근으로 끌어올린 상태이고 젊어진 첼시의 공격진은 빠르다. 풀리식의 스피드와 결정력을 살려 한번 패턴이다. 풀리식의 1차 돌파가 통하지 않더라도 중앙에 아브라함과 바클리가 대기 중이고 풀백도 오버래핑을 통해 지원해서 2, 3차 공격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풀리식을 향해 한 번에 질러주지 않더라도 2차 빌드업 과정으로 풀백의 오버래핑 중앙 미드필더의 지원을 통해 상대 지역에서 공격 찬스를 만들기도 한다. 첼시를 상대할 때에는 센터 라인 부근부터는 조심해야 한다.
전방 압박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체력 문제 때문에 20분 이후에도 같은 세기의 압박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리버풀의 클롭 감독도 지난 시즌에는 게겐 프레싱에 변화를 가져가면서 체력 세이브를 해주는 전술을 택했었다.
맨유로서는 20분 이후에는 완전히 내려앉아 존 프레싱을 통해 첼시의 패스워크를 살려주지 않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패싱력과 발기술이 좋은 첼시의 선수들에게 수비 밸런스가 깨져, 남은 시간 동안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 올 시즌 전력 상승이 부족한 맨유로서는 실리적 축구로 영리한 플레이를 해내가야 한다.
다이내믹한 첼시의 압박
사리의 첼시와 램파드의 첼시가 다른 점이 또 있다면, 수비 시 압박 템포가 빨라지고 강해진 것이다. 센터 라인 바로 밑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시작해 상대가 위험지역으로 볼을 들어올 수 없게 한다. 1:1 대인 마크는 아니며, 지역 방어에서 자율성을 조금 가미한 수준으로 적극적으로 수비를 해나간다.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포지션에서 수비 활동량을 크게 요구하는 수비 방법이다. 램파드 감독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첼시는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와 함께 챔피언스 리그 일정을 겸해야 한다. 스쿼드 강화와 보강이 약해진 가운데 이런 전술을 언제까지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시즌 솔샤르 감독은 이런 시행착오를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졌다. 과연 램파드 감독은 다가온 시련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첼시 역시 경기 템포를 올리면서, 리그 평균 경기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재밌는 경기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맨유는 첼시보다 약하다
솔샤르 감독은 맞불 대신 도전자로 올 시즌 컨셉을 선택했다. 분명, 돈을 더 풀어 A급 스타를 영입할 기회가 있었지만, 무리하게 영입하기보다는 선수의 의지와 태도를 우선으로 하여 이적 시장을 운영했다.
솔샤르 감독이 생각하는 만큼 전력이 보강되지는 않았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을 돈을 투입한 구단이 맨유이다. 그래서 성적을 내야만 한다. 약한 스쿼드를 가지고 4강 싸움을 하려면, 실리적 운영밖에 없다.
선수비 후공격, 전방 압박 · 효율적 마무리. 이 패턴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어야 올 시즌 성공과 동시에 본인의 잔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맨유 수뇌부의 참을성이 어디까지 있을지 모르겠다. 어려운 길을 선택한 만큼, 책임도 따라야 한다. 솔샤르 감독의 건투를 빈다.
2019-20 프리미어 리그 IR
맨유 - 첼시 경기는 12일 새벽 12:30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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