껄끄러운 상대
울버햄튼은 굉장히 껄끄러운 팀이다. 지난 시즌 세 번 만나 1무 2패를 기록한 맨유이다. 역습 위주의 공격인 울버햄튼에게 제대로 당했다. 그런데 조직력도 완전하지 않은데 2R 울버햄튼을 만나고 원정 경기이다. 개막전이었던 첼시 전의 기운을 이어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과 큰 변화 없이 선수단을 꾸렸고, 전술 역시 다르지 않다. 맨유가 지난 시즌과 같은 경기력을 보이면 다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울버햄튼의 역습과 조직력은 탄탄하다.
2019-20 시즌 여름 이적 시장 울버햄튼의 in & out을 보면
in
라울 히메네스, 벤피카-울버햄튼 3,800만 유로(임대 후 완전 이적)
페드로 네토, 라치오-울버햄튼 1,830만 유로
패트릭 쿠트로네, AC밀란-울버햄튼 1,800만 유로
레안더 덴돈커, 안더레흐트-울버햄튼 1,350만 유로(완전 이적)
브루노 조르당, 라치오-울버햄튼 920만 유로
헤우스 바에호, 레알 마드리드-울버햄튼 (임대)
out
코트니 하우스, 울버햄튼-아스톤빌라 340만 유로
9,700만 유로(약 1,301억)를 쓰고 340만 유로(약 45억)를 벌어드려 순지출 9,360(약 1,255억) 만 유로를 기록했다. 핵심 전력 유출 없이 지난 시즌 스쿼드를 유지하고 오히려 백업 공격수인 쿠트로네와 네토를 영입하고 센터백 백업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바에호를 데려오면서 스쿼드 질이 상승했다.
맨유로서는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다. 그동안 조타나 히메네스가 터지지 않으면 공격력은 약했던 울버햄튼이었다. 그러나 대체로 쿠트로네, 네토가 들어오면서 백업 자원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공격 3인방 올 시즌은 다를까?
수비에선 보강이 있었던 맨유, 그러나 전방은 보강을 하지 못하고 지난 시즌과 같은 선수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또한, 타겟맨인 루카쿠를 인터밀란으로 보내면서, 후반 교체 시 뚜렷한 조커 카드가 사라졌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1R 첼시를 4-0으로 이기며 첫 단추를 잘 궤었다. 래쉬포드가 가벼운 움직임을 보이고, 마샬도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주어 기대감을 높였다. 후반 조커로 나온 제임스도 지친 첼시 수비진을 괴롭히면서 프리미어 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첼시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뒷공간을 자주 노출, 맨유가 이 상황을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울버햄튼은 다르다. 기본적으로 수비 라인을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쓴다. 첼시 전과 같은 패턴은 경기장에서 몇 번 나오지 않을 확률이 크다.
결국, 지공이나 세트피스에서 결과를 내야만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세트피스에서는 울버햄튼을 이기지 쉽지 않다. 3명의 센터백 키가 180대 후반에 달하며, 네베스, 덴돈커 역시 작지 않은 키를 가지고 있다. 반면, 맨유는 센터백 2명을 제외하고는 신장에서 우위를 가져가기 어렵다. 지공 시 울버햄튼을 흔들어 골을 넣는 방법이 확률이 높을 것이다.
울버햄튼 빌드업 포메이션
지난 시즌과 같은 선수,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네베스가 후방에서 빌드업을 맡고 무티뉴가 앵커맨 역할, 덴돈커가 공격, 수비 백업 역할을 담당한다. 주 공격루트는 조타-조니가 속한 좌측 측면이다. 두 선수의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이 있어 알고도 이들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히, 조타의 스피드와 돌파 능력이 좋다. 수비수 2명쯤은 달고 다니는 게 어색하지 않다. 왼발을 주로 쓰면서 히메네스를 노리는 크로스도 활용한다. 전방에서는 조타의 움직임이 제일 무섭다.
레프트 윙백인 조니 역시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킥 능력을 갖추었다. 조타가 상대 최후방 라인을 흔들어 주면, 조니가 올라와 결정짓거나 킬 패스를 넣어 공격 기회를 창출한다.
맨유
우측면의 완-비사카와 페레이라가 두 선수를 잘 제어할 필요가 있다. 완-비사카는 조타가 스프린트를 하기 전에 태클이나 차징을 통해 사전에 막아야 수비하기 쉬울 것이다. 지난 시즌에는 애슐리 영과 스몰링이 막는데 애를 먹었다. *조타의 스프린트는 후반 중반까지 이어진다. 체력이 아주 좋다.
페레이라 역시 완-비사카보다 앞선에서 조타와 조니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여 저지해야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선수만 막아 놓으면 울버햄튼의 공격력 50%는 묶이는 것이다.
+ 추가적으로 187cm의 센터 포워드 라울 히메네스의 제공권이 생각보다 좋다. 지난 레스터 시티와의 1R에서도 골킥을 머리로 따내면서 조타에게 좋은 공격 기회를 선물했다. 맥토미니 OR 맥과이어가 공중볼 싸움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히메네스를 향한 골킥도 울버햄튼의 공격 패턴 중 하나이다.
효율적 압박
울버햄튼의 압박 특징은 압박 시작을 센터 라인 가까이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상대 센터백을 압박하는 강한 전방 압박을 활용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두 명의 포워드가 상대 센터백에게서 볼을 받을 미드필더를 견제하고 좌우 풀백은 무티뉴, 덴톤커가 견제하면서 상대의 1차 빌드업을 방해한다. 두 명의 포워드의 체력 안배를 해주고, 자신들은 압박 효율을 높이는 압박 전술이다.
효율이 좋다. 지난 상대였던 비교적 좋은 기술을 가진 레스터 시티의 틸레만스와 매디슨도 볼을 받기가 어려워 고전했었다. 양 쪽 다 공수를 오고 가며, 밸런스가 깨진 때에는 어쩔 수 없지만, 골킥에서 시작하는 상황만큼은 울버햄튼의 압박 형태가 위력을 발휘했다.
레스터 시티가 골킥을 길게 차 넣는 빌드업이 아닌 후방에서 차근차근 볼을 전진시키는 빌드업 형태를 가져갔기 때문에, 더 효율적일 수 있었다. 어차피 길게 차 내더라도 신장이 좋은 울버햄튼에게 세컨 볼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맨유
포그바를 제외하고 나머지 미드필더 선수들의 탈압박 능력이 좋지 않은 맨유로서는 까다로운 압박일 것이다. 따라서, 윙어로 나올 래쉬포드와 린가드가 활동량을 늘려 압박을 당하는 미드필더를 지원해줘야 원활한 빌드업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골킥 역시 긴 패스는 좋지 않을 것이다. 마샬, 래쉬포드, 린가드의 제공권은 형편없는 수준. 결국, 후방에서 포그바가 잘 풀어주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3-5-2 포메이션 약점
수비 시 5백 전환으로 최후방 라인을 단단하게 하고 2명의 공격수를 두어 역습에서 짜임새를 갖출 수 있는 포메이션이 3-5-2이다. 미드필더 또한 3명을 두어 빌드업에서 상대 미드필더보다 1명 정도는 많은 숫자를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가 공격 시 방향 전환을 할 때 약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위 장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3명의 미드필더가 좌측면에 집중되어 있으면 우측면 공간은 넓게 열리게 된다.
이때 빠른 전환을 통해 반대 공간으로 볼을 넘길 수만 있다면, 널찍한 위치에서 공격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윙백을 잘 묶어두어야 이 약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위 사진에서도 좌우 윙백은 상대 공격수에게 묶여있다. 그렇지 않다면 윙백이 빈 공간을 커버하러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공간을 찾기 어려워진다. 윙백을 묶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맨유
풀백의 적극적 오버래핑이 동반되어야 한다. 5-3-2 포메이션을 깨려면 기본적으로 4명 이상의 선수가 공격에 가담해야 한다. 그 이유는 좌우 측 윙백을 묶는데 2명, 센터 백 3명을 묶는데 2명 이상의 공격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백의 오버래핑이 없으면 이후 공격 전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쇼와 완-비사카의 적극적 오버래핑을 권장한다. 또한, 중앙 미드필더의 적극적 중거리 슛도 권장한다.
센터백을 앞으로 더 끌어내려면 중거리 슛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페널티 박스에서 볼을 돌리면, 상대 센터백은 공격수를 막는데 집중할 것이고 공간은 더 나지 않을 것이다.
공격 가담 선수 숫자를 늘리는 대신, 역습 시 취약해지는 부분은 감수해야 한다. 리버풀, 맨시티 역시 그 부분을 감안하고 공격 작업에 들어간다. 강력한 센터백과 활동량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이유도 같다. 맥과이어가 강력하게 역습을 제어하고 맥토미니가 부지런히 수비 복귀를 해야 할 것이다.
지난 시즌, 올 시즌 경기력을 볼 때 맨유가 울버햄튼을 쉽게 잡아내진 못할 것이다. 오히려 2점 이상 실점할 확률도 크다고 본다. 다만, 지난 경기에서 첼시를 잡고,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에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포그바의 공수 공헌도, 래쉬포드 또는 마샬의 원샷 원킬 능력이 다시 발휘되어야 승리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좋은 경기력으로 2R도 승점 3점을 챙겨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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