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경기 만에 무실점, 우승 경쟁 리부팅
무려 7경기 만에 무실점 경기를 이루어냈다. 지난 5월 25일 포항과의 경기를 0-0 무승부로 끝낸 이후 계속해서 실점을 이어갔던 FC서울이었다. 무실점 한 자체로 지난 제주 전에서 4실점한 부분을 치유할 수 있었다. 강등권 싸움을 하는 팀을 상대로 대책 없이 무너졌었다.
그리고 승점 3점을 챙기면서 전북, 울산과 함께 선두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마침 다음 일정이 전북, 울산이다.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우승 경쟁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갈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승점 3점을 챙긴 부분은 긍정적이었다.
반면, 인천은 최근 FC서울에게 앞섰던 전적을 이어가지 못했다. 인천의 선수와 모든 관계자들이 승리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하늘에는 닿지 못한 것 같다. 제주가 경기력을 찾고 있고 경남도 외국인 선수 보강으로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데 인천의 강등권 탈출 움직임은 전혀 없어 보인다.
계속되는 부분 로테이션
센터백 황현수와 골키퍼 유상훈을 제외하고 U-20 국가대표 김주성과 백업 골키퍼 양한빈을 선발로 내보낸 최용수 감독이다. 이번 주 2경기를 치르는 것을 감안해 체력 안배를 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유상훈에게 휴식 시간을 준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7경기 째 연속 실점으로 인해 유상훈의 부담은 커져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난 경기 대패로 인해 자신의 잘못은 아니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 차에 양한빈에게 기회를 주고 유상훈에게 휴식 시간을 줌으로써 경쟁 구도를 유지하고 유상훈도 새롭게 마음가짐을 할 시간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래 주전 센터백 자원인 김주성을 실험한 것도 긍정적이었다. 실점 경기가 이어질수록 FC서울의 센터백 집중력이 흐트러졌던 것이 사실이다. 김주성에게도 자신에게 기회가 있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남은 센터백에게 경각심을 주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선발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큰 실수 없이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인 김주성이었다.
답답한 K리그 경기의 이유
대체로 K리그 경기가 지루한 이유는 미드필드에서 짜임새 있는 패스워크가 없는 것이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미드필더의 탈압박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지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이후 2차, 3차 패스에서 전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 제일 크다.
그 원인은 약속된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다. 기껏 해서 볼을 상대 진영으로 옮겨왔는데, 다음 패스를 받은 선수가 다시 센터백 쪽으로 백패스를 해버려서 다시 후방 빌드업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비효율성의 극치이다. 상대 진영으로 넘어오는 패스를 받는 선수들은 주위 선수를 찾는데 시간을 쓴다. 주위 선수들은 마크맨을 떨쳐내지 못하고 볼을 받으러 오고 그렇게 해서 받은 볼을 어떻게 박스 근처 지역까지 운반할 수 있을까?
상대 수비 밸런스를 깨는 데는 어려 요소가 있지만,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것이 빠른 템포의 패스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동료 간 일정한 움직임에 대한 약속이 동반되어야 하고 선수 간 믿음이 필요하다. 신뢰를 통해 조직적 움직임이 나오기 때문이다.
올 시즌 FC서울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항상 미드필드에 상대가 더 많은 숫자를 확보하고 있고 서울은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백패스를 돌린다. 그리고 간혹 상대 실수나 체력 저하로 공간이 발생하면 공격 기회를 얻는 정도이다. 전투력 100% 상태에서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압도적이지 못하다.
올 시즌 우승권을 조심스럽게 예측하자면, 전북과 울산이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전북에겐 K리그 최고의 미드필더진이 확보가 되어있고, 감독도 빌드업 축구를 추구한다. 그리고 울산에게는 패스 축구 대신 리그 최고의 스피드가 있다. 근데 서울에겐 무엇이 있을까.
어쩌다 생긴 공격 기회, 상대 실수 등 이런 상황은 매번 일어나지 않는다. FC서울 만의 기본 경기 운영 철학이 확립되어야 시즌 끝까지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개개인에 의존한 것에서 벗어나야 차기 시즌, 차차기 시즌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인천도 마찬가지이다. 수비 집중도 아니고 공격 집중도 아닌 어중간한 철학으로 경기를 운영하니깐 객관적 전력이 달리는 인천이 계속해서 지거나 비기는 경기가 많은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그렇고 올 시즌도 그렇다. 경남의 외국인 몰빵, 대구의 역습 축구가 K리그에서 먹힌 것처럼 확실한 한 방만 있으면 인천도 언제든지 상위권 탈환이 가능하다. 유상철 감독은 아직도 자신의 꿈에 빠진 듯하다. 그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강등 전도사라는 타이틀을 땔 수 없을 것이다.
인천의 역습 패턴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인천이 준비한 역습 패턴은 분명했다. 무고사를 중심으로 좌우 윙어의 빠른 역습 가담이었다. 전반까지는 이런 패턴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그러나 지속적 스프린트는 수비 부담을 가중, 결과를 못 내면서 다급해지고 이에 따른 정확도 저하가 따라왔다.
결정적으로 인천의 역습이 먹히지 않는 이유는 마무리를 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무고사는 부상 이후 경기력이 크게 저하되었고 역습 시 따라오지 못하는 빈도도 늘었다. 따라서, 좌우 윙어인 정훈성과 김호남에게 부담이 전가되었는데 두 선수의 공격력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지난 시즌에는 문선민이라는 최고의 카운터 전사가 존재해 경쟁력이라도 가져갔으나 올해는 그마저도 대체할 선수가 전무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를 대체하려고 영입한 허용준을 포항으로 넘기면서 공격 옵션은 김보섭이 전부이다.
결국, 외부 수혈이 극약 처방인데 인천의 자금을 가지고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수를 영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최선의 방법은 역습이 아닌 지공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무고사에게 유효 슈팅을 때릴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주느냐가 아닐까 싶다.
무고사 공격 집중과 제한된 세트 피스로 득점을 담보하고 극악의 수비 전술로 경기를 지키는 게 맞는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무고사를 위해 희생할 자원을 최우선으로 기용하는 게 나을 것이다.
해답을 침투 패스로 찾는 FC서울
전 경기도 그렇고 미드필드 경합에서 애를 먹은 FC서울은 최종 수비 라인 뒤를 노리는 침투 패스로 경기를 운영하려 했다. 안타까운 점은 FC서울의 센터백이나 미드필더의 패스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볼이 갈 가더라도 공중볼에서 우위를 갖기엔 신체적 한계가 있다.
인천 전에서도 미드필드 싸움이 어렵자 이 패턴을 사용했었다. 결과적으로는 변수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박스 안에서 만든 기회로 선취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패스 능력은 아쉬워도 패스 길을 읽을 줄 아는 FC서울의 선수들이다. 위험 지역에서 원투 패스만 가져가도 훌륭한 찬스를 만들 수 있는데 주변 선수들의 지원이 조금씩 아쉽다. 1~2개의 패턴을 경기 내내 활용해 보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좋은데 시즌이 갈수록 되는 대로 하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
짜임새 있는 FC서울을 보고 싶은데, 기대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시즌 말미에는 초기보다 나은 조직력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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