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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2019 K리그 리뷰: 38R FC서울 - 대구FC

지난 시즌 아픔을 날리고 3위로 리그를 마무리했다. 동시에 내년도 ACL(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3년 만에 ACL 진출이다. 시즌 내내 우여곡절도 많았고 특히, 시즌 말부터 경기력이 저하되며 승점을 많이 잃었다. 그럼에도 3위를 지켜낸 선수들이 수고가 많았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최용수 감독이 선택한 것은 '수비'였다. 선발 라인업부터 확실하게 드러냈다.

올 시즌 센터백으로 주로 나왔던 오스마르를 미드필더로 올려 수비력을 강화했다. 체력 소모가 많았던 고요한을 빼고 21살의 어린 윤종규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해 활동량 싸움에서 대구에게 지지 않도록 했다.

투톱은 박주영-박동진 조합으로 수비 가담이 떨어지는 페시치 대신 박동진을 넣어 수비를 강화했다. 박동진은 기동력이 좋기 때문에 역습 시에도 좋은 자원이었다.

수비 판단력, 1:1 수비가 좋은 오스마르를 넣으므로써 센터백 보호에 탁월했다. 볼 소유 능력과 패싱 능력으로 역습 기점이 되면서 역습에 공격 초점을 맞춘 FC 서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하드 워커 기질이 있는 박동진의 선발 투입 역시 좋았다. 볼 소유가 FC 서울에게 넘어오면 박동진은 무조건 전방으로 달렸다. 준비된 전술이었다. 박동진이 뛸 것을 알고 있는 동료들은 박동진에게 볼을 넣어주었다. 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줄자, 대구의 수비가 갖추어지기 전에 역습을 진행할 수 있었다.

비록 공격 가담 인원에 한계가 있어 질 좋은 역습을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근래에 본 FC 서울의 역습 과정 중 가장 빨랐다. 대구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한 선수가 박동진이다. 그 덕분에 승점 3점이 필요했던 대구를 공격과 함께 수비도 신경 쓰게 했다.

승점 3점이 있어야 3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대구FC는 측면을 공략했다.

올 시즌 3-5-2 포메이션으로 나온 FC 서울의 약점은 측면이었다. 이미 여러 팀에게 공략을 당했고 지난 포항, 울산이 측면을 통해 FC 서울을 무너뜨리려 했다.

대구의 선택도 측면이었다. 측면을 통해 위험 지역에 도달한 뒤 중앙 공략으로 세징야와 에드가에게 슈팅 기회를 만들어 주려고 했다. 전반 중반까지는 괜찮았다. 빠른 측면 전개로 FC서울의 2~3선 라인에게 부담을 주었고, 파울을 유도하며 좋은 자리에서 세트 피스도 가졌다.

그런데 쫓기는 마음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패스 미스가 잦았고 서울이 자기 진영으로 수비 라인을 내려서 측면 공간도 공략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세징야가 서울의 수비에 갇히며 대구의 공격을 풀어주지 못했다.

서울의 준비가 대구보다 잘 되었다. 원정 경기임에도 준비된 것들을 실수 없이 보여주고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구 FC는 초반 기세를 부상과 후보 선수 부족으로 인해 이어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시민 구단의 재정적 한계와 외국인 선수 의존의 단점을 보여주었다. 차기 시즌에서는 후보 선수 육성과 외국인 선수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올 시즌 주인공은 대구 FC이다. 현재의 영광에 안주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방자치단체 재정 지원을 벗어나는 자립 구단으로 올라섰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