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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2019 K리그 리뷰: 36R FC 서울 - 울산 현대

오늘 경기에서도 울산에게 0-1로 패하며, 올 시즌 1무 3패로 울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비록 경기는 졌어도 1위 팀 울산을 상대로 잘 싸웠다. 전반 주도권은 울산에게 넘겨주었지만, 후반은 완전히 FC 서울의 페이스였다.

승리를 가른 것은 결정력의 차이였다. 울산은 김보경의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리딩 클럽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FC 서울은 15번의 슈팅이 있었으나 슈팅 하나를 골라인 안으로 넣지 못했다. 확실한 스코어러의 부재 FC 서울의 차기 보완점이다.

주장 고요한이 경고 누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윤종규가 대체로 나와 그의 공백을 메웠다. 윤종규는 자기 몫을 다했다. 날카로운 크로스도 보여주었고, 마크맨 김인성에 대한 수비도 괜찮았다. 공격에서 거침없는 플레이를 보여주면, 리그 최고 풀백으로 성장할 것이다.

반면, 센터백으로 나온 김남춘은 불안했다. 주민규에 대한 대인 마크가 약해 위험한 슈팅을 내주기도 했다. 올 시즌 경기에 얼마 나오지 않아 경기 감각이 떨어진 듯하다. 고만고만한 센터백들이 많아 안타깝다. 한 단계만 더 올라서면, 강력한 3백을 구축할 수 있는데 항상 아쉽다.

울산은 주포 주니오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서울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덕분에 이번 경기 울산 앞 선의 파괴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주민규가 열심히 뛰어주었으나 주니오의 공백은 메우기 힘들었다.

든든한 센터백이 있는 울산은 제공권을 완전히 제압했다. 윤영선, 불투이스 조합이 FC서울의 투톱을 지웠다.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김승규도 든든했다. FC 서울의 결정적 슈팅을 건져내며 울산의 무실점 경기를 이끌었다.

점유율 53.4 vs 46.6. 울산이 서울보다 다소 앞선 점유율을 가져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이 슈팅을 7개밖에 가져가지 못한 것은 미드필더에서 볼을 자주 흘렸기 때문이다.

서울 미드필더의 압박 타이밍과 활동량이 좋았다. 이상헌, 김보경을 향한 패스를 사전에 끊으면서 울산에게 위협적 장면을 허용하지 않았다. 울산은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효율이 떨어지는 공격을 했다.

부족한 점유율에도 서울이 15개의 슈팅을 가져갈 수 있었던 점은 울산의 2~3선 라인이 헐거운 게 한몫했다.

수비적으로 나온 FC 서울 때문에 울산은 미드필더가 서울의 깊숙한 지역까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수비형 미드필더 믹스를 제외한 이상헌, 박용우가 공격에 많이 가담했어야 했다.

이점은 FC 서울에게 이점으로 작용했다. 미드필더의 백업이 늦자 울산의 2~3선 라인이 넓게 열렸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서울이 하면서 많은 슈팅을 이 공간에서 만들 수 있었다.

여기서 나온 슈팅이 골까지 연결되었으면 좋았으련만, 김승규는 자기 뒤로 볼이 빠져나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의 2~3선 공간도 자주 열렸다.

서울의 1차 수비 목표는 울산의 미드필더에게 볼이 전달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명주와 알리바예프가 바삐 뛰며 울산의 미드필더를 압박했다. 결과적으로 이 작전은 80% 이상 성공했다.

단, 실패하면 리스크가 컸다. 스피드와 기술이 좋은 울산 선수를 주세종과 나머지 수비수들이 막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종종 주민규에게 라인 브레이킹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으나 그때마다 오프사이드가 판정되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서울의 이런 약점이 있었음에도 울산의 대처가 안일했다. 미드필더에서 서울의 압박을 벗어나려면 더 빠른 패스가 필요했으나 속도를 올리지 않았다. 서울이 먼저 골을 넣었다면, 경기는 서울의 다득점으로 끝났을 것이다. 그 정도로 울산의 공격 방법은 단조로웠다.

결과가 따라오지 않은 서울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경기였다.


36R가 끝나면서 K리그가 2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서울은 포항, 대구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오늘 경기를 지면서 사실상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승점을 따내야 3위 수성이 가능해졌다.

포항, 대구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