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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콘테스트 수상자의 FC서울 리뷰] FC서울 vs 수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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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스코어

잘 나가는 집과 못 나가는 집 차이

 

수원에게 무참히 짓밟혔다. 점유율을 70% 가져왔지만 단 1골도 넣지 못하는 빈약한 생산력을 보여주었다.

시즌 초, 수원보다 서울이 약할 것이라는 평가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FC서울은 팔로세비치가 영입되고 기성용이 온전한 시즌을 치르면 상위 스플릿은 충분히 닿을 것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준비가 더 잘 된 수원이 경기를 가져갔다. 작년 수원은 경기력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탄력을 붙이지 못했었다. 올 시즌 수원은 여전히 기복이 있지만 역할 분담과 로테이션이 이루어지며 리그 2위에 올라있다.

 

정상빈, 김건희, 이기제, 제리치, 고승범 등이 활약도 큰 영향이 있었음에도 이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코칭 스태프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태프가 짜온 전술과 선수들이 이행하는 플레이가 맞아 떨어진 게 높은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반면, 큰 기대를 모은 서울은 외국인 공격수 부재와 기성용의 잔부상 및 개인사와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시즌 초 기세를 잃었다. 더불어, 코로나 이슈까지 터지며 경기 소화를 하지 못했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외된 나상호를 빼면 사실상 베스트 11를 들고 나왔는데도 수원에게 무기력했다. 공격에서 최적화된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 것이 득점 가뭄의 원인이다. 나상호가 없는 서울은 정말 무섭지 않다.

 

센터 라인 이후의 빌드업을 고민해야

 

FC서울의 빌드업 포메이션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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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드업 포메이션

센터백이 사이드로 빠지고 오스마르와 기성용이 가운데로 들어와 빌드업 방향을 조율한다. 동시에 팔로세비치가 내려와 전진성을 확보하고 풀백이 센터 라인을 넘어 대기한다.

 

센터 라인을 넘어 온 후에는 박주영이 사이드로 빠지거나 팔로세비치 공간을 메우면서 패스 활로를 찾았다. 말로만 들으면, 유연한 빌드업 과정이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그것은 아니다. 여전히 팔로세비치가 깊은 위치로 내려와서 키 패스를 뿌려주지 못한다.

 

풀백을 올려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박주영 역시 나이에 비해 넓은 공간을 뛰어다니지만 패스 정확도가 아쉽고 몸싸움에 쉽게 밸런스를 잃어버린다.

 

이날 수원을 상대한 서울의 플레이 대부분은 횡패스만 돌리다가 크로스 공격으로 마무리 한 후 수원에게 역습을 맞는 것이었다. 전형적인 비효율적인 축구이며 상대방을 이롭게 하는 방법이었다.

 

그렇다고 박진섭 감독의 잘못은 아니었다. 박진섭 감독은 센터백 홍준호를 센터 라인 바깥까지 올리며 공격 강화가 힘을 썼다. 결국, 조직력 부재가 현재의 서울을 낳았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더욱 나락으로 빠지게하는 원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C서울이 좋은 장면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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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개

조영욱 - 오스마르 - 기성용 - 윤종규로 이어지는 패스 길이다. 빠른 템포의 패스, 적절한 스페이싱이 만든 결과물이다. 이런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었는데 이런 장면은 몇 차례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원의 포메이션은 3-5-2였다. 과거 최용수 감독이 주로 쓰던 전술이었다. 분명 자신들이 약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3-5-2는 측면이 약하다. 미드필더가 3명이라 수비시 측면 공간이 나는 편이다. FC서울 역시 이 공간이 자주 열리며 수비 밸런스가 깨지곤 했었다.

 

그렇다면, 풀백과 윙어을 활용해 수원의 측면을 공략했어야 하나 파이널 서드에서 중앙으로 볼을 넣으려는 시도가 많았다. 기껏 돌파한 측면에서도 크로스를 남발하며 신장에서 밀리는 FC서울 공격수들은 별다르게 할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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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의 공간

결국, 풀백을 활용한 부분 전술이 들어가야 했다. 선수비 후역습 자세를 취한 수원에게 말려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더불어, 팔로세비치를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박주영을 미드필더로 쓰는 변칙적 전술 선택도 필요하다. FC서울은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나 팔로세비치가 후방에 쳐져있으면 그 양이 줄 수 밖에 없다.

 

서울이 경기를 2경기, 3경기 덜 치르긴 했으나 강등권인 11위이다. 올 시즌도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다. 어떻게든 승점을 따내 위험 순위에서 벗어나야 한다.

 

황현수의 페널티 허용은 최악이었다. 이 정도의 센터백이 FC서울의 중앙을 지키고 있다는 자체가 답답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한 수비 방법이었겠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팀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이었다. 될 수 있다면 센터백 보강도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상태로는 외국인 공격수 투입 전까지 11위를 벗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번주에 있을 대구 경기부터 반격에 나서야 올 시즌을 의미있게 끝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