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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축구

2019 K리그 리뷰: 15R FC서울 - 경남FC

80분부터 터진 경기

전반적 경기 내용은 지루했고, 양팀 모두 주중 경기로 인한 후유증으로 제 경기력을 못냈다. 박주영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종종 있었던 경남의 역습 말고는 볼 장면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 박주영 골 이후로 경기가 뜨거워 지면서 추가 시간까지 치고 받는 경기가 되었다.

김종부 감독은 아쉬울 것이다. 경기 막판 겨우 따라잡았는데 추가 실점이 너무 빨랐다. 홈에서 무승부라도 거뒀으면, A매치 휴식기 간에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인데 상황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FC서울 1군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오히려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인 경남FC이다. 본래 모습을 찾길 바란다.

주축 빠진 경남, 고인물 서울

FC서울은 지난 성남 경기 라인업에서 달라진 것은 박동진이 박주영으로 바뀐 것이다. 나머지는 고인물처럼 자기 자리를 지켰다. 팬으로서 선수들이 휴식없이 경기를 치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오는 A매치 휴식기를 이용해 조금이라도 컨디션 회복을 했으면 좋겠다.

반면, 경남FC는 주축이 대거 부상으로 빠지면서 꾸역꾸역 시즌을 치르고 있다. 올 시즌 울산에서 영입된 김승준과 이영재가 그나마 경기가 나와주면서 숨통을 틔고 있다. 역시나 김승준과 이광선에게 연결되는 마지막 패서가 없는게 아쉽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는 FC서울보다 높았다. 비길 생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면, 최소한 패배는 안했을 것이다. 공격 의지를 보인 김종부 감독과 선수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10분 티키타카

서울이 경기 초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박스 근처에서 원터치 패스를 이어가며, 경남FC의 2줄 수비를 흔들었다. 그간 보지 못했던 서울의 패스워크였다. 알리바예프, 윤종규, 정현철이 원터치로 볼을 돌리며, 경남 FC의 수비 형태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오래가지 않았다. 패스 미스를 다시 시작하면서, 경남에게 결정적 역습 찬스를 몇 차례 노출했고, 쭈그러든 서울의 양 윙백은 수비에 무게를 더 두어야 했다. 아무래도 체력 저하가 문제였던 것 같다. 집중력이 많이 좋지 않았다.

경기에서 특히, 알리바예프와 윤종규의 실책이 잦았는데 최용수 감독은 참지 않고 알리바예프를 전반 33분에 윤주태로 바꿔버렸다. 윤종규는 대체 자원이 더 불안한 김한길, 신재원 뿐이라 자리를 보전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경기 초반 보인 서울의 티키타카는 경쾌했다. 체력 회복 후, 16일에 있을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도 더 나아진 모습을 원한다.

경남과 김종부의 클래스는 여전했다

FC서울의 약점은 이미 드러난 것처럼 반대 전환시 공간이 많이 열린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 풀백이 오버래핑을 깊게하면 백업을 들어올 선수가 전무하다. 전반에도 경남은 이러한 방향 전환을 시도했으나 패스 미스가 많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8분 배기종이 들어오면서 팀이 완전히 변했다. 측면 전개를 늘리고 이광선을 활용한 방향 전환을 보여주며, 서울의 약점을 공략했다. 과정은 좋았다. 공간이 열리는 서울은 무차별 크로스에 고전했고, 2선이 자꾸 열리면서 중거리 슛을 자주 허용했다.

다행히, 정신줄을 놓지않는 3백 선수들이 육탄방어를 하면서 꾸역꾸역 버텨냈다. 오늘 경기의 숨은 공로자들은 오스마르, 김원식, 황현수의 3백이었다. 경남은 결정력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웠을 것이다. 마지막 패스가 조금씩 어긋나면서 다잡은 서울을 놓치고 말았다.

실패할 뻔 했던 서울의 4-4-2

후반 중반까지 경기에 진척이 없자 최용수 감독은 후반 18분 교체로 들어간 윤주태를 다시 빼고 박동진을 넣으며 4-4-2로 포메이션 전환을 도모했다. 하지만, 오히려 밸런스가 깨지며 경남의 기세를 더 살려주었다. 센터백이 한 명 줄어들면서 공간은 더 넓어지고 풀백은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사이드를 공략할 좌우 날개가 중앙으로 파고 들면서 더욱 경남을 뚫기 어려웠다. 최용수 감독이 4백으로 바꾼 이유는 중앙보다 측면에서 무언가를 만들려고 했던것 같은데 엇박자가 났다.

고요한과 박동진은 볼 흐름과 관계없이 중앙 진출에 집중했고, 볼 운반을 담당한 정현철과 김원식은 공간을 찾지 못해 백패스를 하기 일쑤였다. 더군다나 풀백의 오버래핑도 기대할 수 없어서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후반 41분 김한길의 돌파에 이은 택배 크로스 그리고 박주영의 헤더 골만 아니었다면, 실패한 전술일 수 밖에 없었다. 두 선수가 최용수 감독의 실책을 덮어주었다. 평소 4-4-2 포맷으로 변화를 연습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 훈련이 더 필요해 보였다.

서울의 장점이자 단점

서울의 장점이자 단점은 주전의 자리가 굳건하다는 것이다. 경기 플랜을 재정비할 필요없이 매경기 같은 선수들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장점이다. 그러나 경남 경기처럼 변화가 필요할 때 신뢰하지 못할 옵션이 많다는 게 단점이다. 후보 선수와 주전 선수와의 수준 차이가 너무 크다. 이번 경기 벤치 자원만 봐도 한숨만 나온다.

당장 고요한, 알리바예프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 움직임이나 활동량으로 봤을 때, 두 선수 다 휴식이 필요해 보인데 마땅한 선수가 없다. 하대성과 송진형은 은퇴를 한건지...

다행스럽게도 A매치 휴식기에 돌입했다. 체력 회복을 하여 두 선수가 서울의 중원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후보 선수들은 지금이 치고 올라올 기회이다. 조금 더 노력해서 서울의 선수단 뎁스를 키워주길 바란다.

 

다음 16R 경기는 6월 16일(일) 오후 7시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립니다.

경기 상대는 FC서울의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

다음 리뷰는 2주 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