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바깥출입이 힘들어, 컴퓨터나 정리할 겸 폴더들을 살피고 있었다.
웬걸 FM 2014가 보였다. 고등학교 때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했던 게임, 시간이 지나서도 종종 하곤 했는데 컴퓨터에 아직 남아있었다.
예전 감성이나 찾을 겸 FM 2014를 돌려보았다. window 8.1은 cd 스페이스 같은 마운트 프로그램이 없어도 스스로 실행할 수 있어 어려움 없이 게임이 시작되었다. sega! 과거에 매일 보던 문구, 잊을 수 없었다.
연식이 오래된 내 컴퓨터 사양에 맞춰 최대한 가볍게 만든 후, 프로필 생성에 들어갔다. 리그는 당연히 프리미어리그, 박지성-호날두 조합을 써보고자 처음 fm을 시작하고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만 고집했다.
ps. 사실 다른 리그 선수들을 잘 몰라서...
fm14답게 시즌은 2013-14 시즌이 시작이었다. 맨유는 모예스 감독, 맨시티가 한창 올라오고 첼시는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에서 컴백한 시즌이었다. 맨유, 첼시, 맨시티, 아스날 등 강팀은 이미 많이 해봐서 이들은 빼고 팀을 선택하려고 했다.
랜덤 선택, 노리치 시티가 떴다. 구단 가치가 1,000억이 안되었나? 마우스 커서가 확인 쪽으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에이 연습이지'
다시 랜덤 선택을 누른다. 뉴캐슬, 빚이 자산의 80%다. 당기지 않는다. 또 누른다. 스완지, 기성용이 소속된 클럽으로 기성용은 선더랜드로 임대되어 있다. 재정도 중위권 급이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어려운 팀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선더랜드, 아스톤 빌라, 크리스탈 팰리스 등 여러 개를 찍어보다가 한 팀에 대해서 갈등을 시작했다.
'스토크 시티'
중하위권 클럽으로 당시에는 뻥 축구 색깔이 강한 팀이었다. 토니 풀리스 감독이 색채를 강하게 입혀놔서 후임 감독인 마크 휴즈는 팀 전체를 바꾸느라 애 좀 먹었었다. 실제로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었다.
* 마크 휴즈는 박지성이 QPR에서 뛸 때, 감독이었다.
'재미 삼아 해보자'
스토크 시티를 시작했다. 커리어 빨로 선수단을 장악하고 싶지 않아 캐릭터 명성을 지역적 수준으로 골랐다. 내 주급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냥 시작.
fm의 재미는 이적 시장이다. 선수를 사고파는데, 내 돈 것인처럼 고민하고 따져보게 된다. 큰 기대를 하고 2013-14 프리 시즌을 시작했다. 이적료 500억은 주겠지라고 기대하는데 89억을 줬다. 나쁜 구단주, 강등권 탈출이 목표라고 89억을 준다.
'그래, 있는 애들로 해보자'
'아이 00'
최고 몸값이 아르나우토비치이다. 103억 대? 프리미어리그 상위급 윙어로 2016-17 시즌까지 스토크시티 선수로 뛰었다.
출처: 프리미어리그
쓸만한 선수들은 보스니아 대표 골키퍼 베고비치, 맨유 출신 센터백 쇼크로스, 2m가 넘는 키로 토트넘에서 뛰었던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 온두라스 대표 팔라시오스, 프랑스 대표 은존지 정도였다.
코어는 어떻게든 만들 수 있었다. 베고비치, 쇼크로스, 은존지, 크라우치로.
3백을 활용하려고 했다. 센터백 기량이 리그 중간 이하 수준이고 미드필더 뎁스는 더 시궁창이라 뒷문을 키워 실점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선택한 포메이션은 3-4-3 대구 FC 식 역습 축구로 효율을 높이려고 했다. 3-5-2, 3-1-4-2 등 여러 포지션이 있으나 정형화되고 밸런스 있는 포메이션을 좋아하는지라 3-4-3을 골랐다.
2013-14 스토크 시티 최종 스쿼드
아사이디 밑에 구이데티는 캡처에서 잘렸다.
전문 윙백이 없었다. 왼쪽은 에릭 피터스로 메꿀 수 있었는데 오른쪽 풀백이었던 제프 캐머런과 앤디 윌킨슨은 윙백 자리가 불가능했다. 보강이 필요했다.
89억 중 00을 들여 챔피언십(2부) 번리에 있던 키에런 트리피어를 영입했다.
출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꿀 영입이었다. 21살짜리 어린 선수답게 지구력도 좋고 스피드도 있어 수비력이 좋은 왼쪽 윙백 에릭 피터스와 달리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센터 포워드로 크라우치와 구이데티(맨시티에서 임대)가 있었지만 크라우치는 속도가 느리고, 구이데티는 20살이어서 정신 능력이 낮은 상태였다.
*정신 능력- 공격 위치, 판단, 예측력 등....
강력한 포워드를 영입해서 대구 FC를 재현하고 싶었다.
과지출을 생각하고 골 결정력이 높고, 스피드가 빠른 공격수를 물색했다. 추린 선수가 마메 디우프와 무사 소우였다. 당시 디우프는 하노버 96에서 방출 사인이 떠서 50억 대에 영입할 수 있었다. 반면 무사 소우는 높은 능력치로 인해 최소 200억을 질러야 영입이 가능했다.
애매한 선수를 살바에 확실한 선수를 사고자, 무사 소우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300억, 48개월 분할지급을 써서 남은 이적료로 겨우 살 수 있었다.
마하마두 디아라와 맥도날드 마리가를 영입한 이유는 조금 뒤에 알려드리겠다.
원래 구상한 베스트 11은 이랬다.
3-4-3
왼쪽 라인에 활동량이 좋은 월터스와 수비력이 좋은 피터스를 넣어 수비에 집중하게 했다.
오른쪽은 트리피어, 아르나우토비치를 기용해 공격력으로 운영하려고 했다. 오른쪽에 공격 비중을 높이는 대신, 왼쪽을 수비적으로 이용해 공수 밸런스를 맞추려고 했었다.
프리시즌을 시작했다. 기존 4백이 익숙했는지 스토크 시티 선수들은 3백에 적응하지 못했다. 3부 MK 돈스에게 1-2로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익숙해지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즌이 시작해도 똑같았다.
문제는 빌드업이 전혀 안되고, 센터백의 롱패스는 부정확해 볼 점유 시간이 짧아져서 계속해서 상대에게 슈팅 찬스를 내주었다. 생각했던 역습도 미드필더, 윙백의 패스 타이밍 늦고 부정확해 전방의 공격수에게 연결되지 못했다.
대인 마크를 당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이 없자 빌드업이 되지 않았다
역습만 생각하고, 지공을 생각하지 않은 전술은 통하지 않았다. 위 사진처럼 1:1 마크를 당하자 볼을 돌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각대로라면 윙어, 윙백, 미드필더가 3자 패스를 통해 상대 수비를 벗겨내야 하는데, 아직 전술 적응도가 낮아 센터백이 앞으로 차내는 경우가 많았다.
실패를 인정하고 전술을 바꿨다. 미드필드 장악력이 떨어져서 윙어를 버리고 중앙에 집중하도록 했다.
중앙 집중형 5-3-1-1
5-3-1-1. 극단적 중앙 중심의 포메이션이다. 4-2-3-1로 나오는 상대를 대처하기 위해 극약처방을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미드필더만 4명을 두면서 상대팀들은 측면으로 몰렸고, 크로스 밖에 할 것이 없었다. 다행히, 스토크 시티의 센터백의 신장이 커서 크로스 공격은 무섭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공격은 풀리지 않았다. 중앙에 집중하면서 볼은 잘 돌았는데 윙어가 사라져 공간을 좁게 쓸 수밖에 없었다. 최전방 공격수 무사 소우도 결정력은 좋았으나 혼자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져 300억의 가치가 없었다.
안되는 공격은 윙백에게 공격 역할을 맡겨 공간을 넓게 쓰도록 했다.
윙백을 올려 측면 공략을 하게 했다
5-3-1-1을 쓰고 12경기 무패를 했다. 상대 수비를 가운데에 몰아넣고, 트리피어가 돌파해 올리는 크로스 또는 슈팅으로 득점을 했다. 많은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1골 넣고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승점을 많이 챙겼었다.
순위는 7위까지 상승한다.
미드필더 4명을 동시에 써야 해서 미드필더 백업 멤버가 있어야 했다. 백업 멤버로 쓸 선수가 웰런과 윌슨이 다였다. 부상이라도 생기면 전술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라 임대로 인터 밀란의 맥도날드 마리가를 영입했다. 방출 사인이 떠서 어렵지 않게 영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12월이 되자 훈련 중에 십자인대가 끊어진다. 백업으로 쓰려고 주급까지 보조하면서 데려왔는데 부상으로 시즌 아웃.
자유 계약 선수 영입은 가능해서 마하마두 디아라를 영입해 마리가의 공백을 메웠다.
* 뒤에 기술할 이유로 디아라를 쓰지는 않았다.
출처: 올림피크 리옹
짜증 나게도 컴퓨터는 이 전술을 적응한다. 컴퓨터가 압박 강도를 높이고 측면 활용을 하면서, 빌드업은 다시 막히고 측면은 계속 뚫렸다.
풀백에게 유린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의 윙백은 안으로 들어온 상대 윙어를 막는데 급급했다. 미드필더가 상대 풀백을 견제해야 했으나 거리가 멀고, 느렸다. 측면이 계속 공략당하자 밸런스는 흔들리고, 쉽게 실점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7위까지 올린 순위는 3연패, 2연패, 무재배를 계속하면서 11위까지 내려간다. 가볍게 시작했는데 연패, 순위가 두 자리까지 떨어지면서 열받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3백을 적응한 스토크 시티였다. 빌드업에 문제가 있었던 3-4-3이었지만, 측면 수비를 위해 다시 사용해야만 했다.
기존 3-4-3이 역습 기반이었다면, 이번 3-4-3은 라인을 올리고, 빌드업이 가능하도록 그리고 측면 윙어에게 때려 넣는 패스 방법으로 바꿨다. 센터 포워드도 애매한 소우말고 2m 장신 크라우치를 중용하면서 크로스 위주로 풀어가도록 했다.
득점까지는 힘들었으나, 무재배는 이어가면서 11위를 어렵게 지켜냈다.
최종 순위
중위권 싸움이 치열했던지라 막판 리버풀, 맨시티를 이기면서 순위를 8위까지 올릴 수 있었다.
강등권 탈출이라는 보드진의 목표를 벗어났다. 감독 신임은 절대적으로 바뀌었고, 8위라는 순위에 따라 리그에서 주는 수당도 크게 늘었다. 한 시즌만 하고 다른 팀으로 갈아타려고 했다. 그런데 유로파 리그 도전까지는 하고 싶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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