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축구

[2020-21 맨유 리뷰] 맨유 vs 비야레알

2020-21 유로파리그 결승

맨유 vs 비야레알

5.27(목) 04:00 스타디온 에네르가 그단스크

 

꼭 결과가 아쉬운 솔샤르

 

올 시즌 유일하게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던 대회에서 패배하며, 맨유는 또 무관으로 시즌을 마무리하였다. 우승 가능성이 컸던 대회였다. 시즌 중간중간 오르내림이 있었지만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었고 포그바, 카바니가 살아나며 무관을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어쩌면 무기력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야레알에게 고전하며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만 하였다. 중요한 순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는 솔샤르이다. 지난 시즌도 유로파리그 4강에서 세비야에게 발목을 잡히며 시즌을 접어야 했다. 리그에서 3위를 차지했지만 뒷맛이 썩 개운하지 않았다.

 

올 시즌 역시, 경질 위기를 겪고 리그 2위로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우승과는 거리가 먼 성과로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우승을 안 하고 싶은 감독이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솔샤르에게 안타까움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역습 구덩이에 빠지다

 

맨유가 후반기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원 샷 원 킬의 역습 전술이 한몫했다. 래시포드의 빠른 발, 페르난데스의 창의적인 패스, 카바니의 순도 높은 결정력이 이번 시즌의 결과를 창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이 막히자 맨유의 파괴력은 급감했다.

 

대표사진 삭제

비야레알의 수비 전술

이날 비야레알의 수비 전략은 간단했다. 전방에서 찍어누르면서 역습 전개를 최대한 지연하고 이후 밀집수비로 패스 공간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었다.

 

맨유가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을 제대로 공략했다. 전방 압박에서 맨유는 여전히 매끄러운 전개를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에메리 감독은 이를 활용해 투톱과 미드필더를 사용해 맨유의 전진을 지연했고, 맨유의 최대 장점을 활용할 수 없었다.

 

또한, 맨유의 지공에서 중요한 것은 파이널 서드에서 페르난데스의 활약 여부이다. 페르난데스가 키패스를 뿌려주기 때문에 중앙에서 페르난데스가 볼을 다루기 쉽게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야레알은 공격수 포함 10명이 전원 수비에 나서면서 중앙 공간을 최소화하였다. 자연스럽게 페르난데스가 활약할 공간이 부족해졌다. 비야레알의 전원 수비로 인해 볼 점유는 많이 가져갔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생산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역시나 페르난데스가 묶인 것이 패배 원인이기도 하다.

 

단조로운 공격수들의 움직임

 

비야레알이 수비에 전념하면서 맨유의 공격은 지지부진했었다. 이런 전원 수비 형태의 팀을 부수려면, 빠른 패스와 스페이싱으로 수비 블록을 헝클어 뜨려야 기회가 발생한다.

 

하지만, 3톱의 움직임이 너무 정적이어서 기회를 창출하는 데 애를 먹었다.

대표사진 삭제

움직임이 적은 공격수

이처럼 3명의 공격수가 적은 움직임으로 일관하면서 맨유가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드로 볼을 넣어 크로스를 기대하는 것 밖에 없었다. 양 사이드로 볼이 나가는 경우가 많아서 반복되는 공격 작업이 많았다.

 

몇 차례 크로스로 카바니에게 좋은 기회가 생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카바니의 헤더는 스탠딩 상태보다는 러닝 중에 볼 위치만 살짝 변경하는 기술적인 형태가 장점이다.

 

스탠딩 상태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비야레알의 센터백 신장이 카바니보다 더 컸기 때문에 위협을 주기 어려웠다. 맨유가 경기를 어렵게 스스로 만들었던 것이다.

 

결국, 3톱이 더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야 했다. 카바니가 사이드로 빠진다든지, 그린우드가 래시포드 공간으로 들어와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가든지 해서 비야레알의 버스 수비를 붕괴시켜야 했다.

 

상대 밀집수비 대응에 완전히 실패하였다. 애매한 패스와 느린 템포로 오히려 비야 레알에게 패스가 중도 차단당하면서 역습에 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또한, 여기서도 맨유의 약점이 나오는데 윙어의 수비 가담이 소극적이어서 수비 시 측면 공간이 열리는 것이다. 공격, 수비 모두 안되는 상태에서 비야 레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오히려, 승부차기까지 가서 우승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

 

이날의 볼거리는 포그바의 킥

 

중앙이 빡빡했던 비야레알 덕분에 맨유가 할 수 있는 것은 측면으로 볼을 돌리는 것 밖에 없었다. 덕분에 포그바의 시원한 장거리 횡단 패스를 자주 볼 수 있었다.

대표사진 삭제

포그바의 전환 패스

중앙 왼쪽에 위치한 포그바가 오픈 패스를 할 공간은 오른쪽이 자연스러웠다. 그래서 완-비사카에게 연결되는 볼이 많았다. 완-비사카가 역동적인 돌파 능력만 있었더라도 보는 맛이 더 커졌을 텐데 완-비사카는 그런 능력이 없었다...

 

이런 부분을 봤을 때, 프레드가 조기 투입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포그바를 공격적으로 쓰면서 루크 쇼를 살리는 것이 나았을 텐데 포그바가 중앙 미드필더로 나오면서 시즌 후반 잘 되었던 공격 옵션 하나를 잃었다.

대표사진 삭제

라인업

프레드가 경미한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그린우드가 자리를 채웠다. 센터백도 매과이어가 회복하지 못하며 에릭 바이가 대신했다.

 

비야레알도 추쿠에제라는 공격 옵션을 잃었고 포이스 역시 부상 복귀 후 첫 게임이라 완전하지는 않았다. 두 팀 모두 라인업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역시, 경기 중 전술 변경 부분에서는 솔샤르 감독 아직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다. 100분이 되어서야 선수를 바꾸기 시작했고 승부차기를 위해 마타와 텔레스를 넣는 것이 전부였다.

 

세트피스 수비는 최우선으로 고쳐야 할 부분이다. 실점 역시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유로파 결승이라는 1경기였지만, 맨유의 약점이 고스란히 나왔던 경기였다. 해리 케인, 제이든 산초 기타 여러 선수와 링크가 있는 맨유이다. 대형 선수 영입에도 선수를 쓰는 것은 감독 역량이다.

 

다음 시즌에는 선수들의 역량을 100% 이상 뽑아내는 솔샤르 감독의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유로파 4강, 유로파 결승, 다음은 유로파 우승인가? 맨유가 유로파 우승에 절실해야 하는 상황이 조금은 웃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