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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칼럼

[2022 카타르월드컵 2차예선] 대한민국 - 투르크메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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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결과

시원한 공격 속에, 떨떠름한 뒷맛

 

모처럼 만에 재개된 월드컵 예선에서 대한민국은 투르크메니스탄을 5-0으로 승리하였다. 슈팅이 28개가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이 압도한 경기였다. 투크르메니스탄이 밀집수비로 나왔음에도 슈팅 기회를 많이 만든 것 자체가 긍정적이었다.

 

선수들의 몸 상태도 좋아 보였다. 손흥민은 리그에서 가벼웠던 폼을 그대로 가져왔고 황의조 역시 여유 있는 모습과 왕성한 활동량을 뽐내었다.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한 권창훈도 여전히 날카로운 슈팅력으로 득점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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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오늘 경기에서 벤투 감독의 라인업 특징은 중앙 미드필더에 있다. 보통 더블 볼란치를 두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가는데 중앙 미드필더에 권창훈과 남태희를 출전시키는 공격적인 선수단 운용을 선택하였다.

 

나머지 포지션은 자주 썼던 선수들을 기용하였다. 김승규와 김민재가 복귀했고 김문환이 이용과 김태환을 제치고 선발 출전했다.

 

상대팀은 투르크메니스탄은 4-3-3 포메이션으로 표현했지만, 사실상 5백에 공격수 2명을 두고 역습 형태를 띠었다. 포메이션 구분은 큰 의미가 없었다.

 

예상대로 투르크메니스탄의 기본 전략은 선수비 후역습이었고 거의 전원 수비 전술을 택하면서 대한민국의 슈팅 찬스를 최대한 막아내려고 노력하였다.

 

투르크의 밀집 수비에 대항하는 대한민국의 기본 전략은 3개 정도였다.

 

첫째, 미드필더의 활발한 스위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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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권창훈의 스위칭

윙어 손흥민이 안쪽으로 들어오고 미드필더 권창훈이 측면으로 돌아나가는 형태를 가져갔다. 마찬가지로 우측 역시 남태희와 이재성이 교차하는 움직임이 자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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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남태희 교차

상대 수비 밸런스를 흐트러뜨리는 스페이싱이다. 수비수가 자기 자리를 벗어나게 해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재성이 안으로 들어가면서 상대 풀백은 이재성과 남태희 이동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고 당연히 수비 반응은 늦어질 수밖에 없어진다.

 

이 전술은 손흥민이 있는 왼쪽이 더 잘 먹혔다. 아무래도 시야가 트인 손흥민과 활동량이 많은 권창훈이 있어서 그런지 오른쪽보다 왼쪽이 공격 빈도가 많았다.

 

오른쪽이 상대적으로 활약도가 낮았던 이유는 이재성의 패스 미스는 여전했고 제한적 활동폭을 가진 남태희로는 전술 구현을 하기 쉽지 않았다.

 

어쨌든, 왼쪽이라도 잘 뚫리면서 답답할 수 있었던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게 하였다.

 

둘째, 과감한 박스 안 패스였다.

 

결국, 골을 넣으려면 골대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슈팅을 해야 득점 확률이 올라간다. 그 기준은 박스 안이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이 투르크를 상대로 패스를 박스 안으로 볼을 넣으며 득점 확률 높은 공격을 구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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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의 포스트 플레이

일본과 유럽을 거친 황의조의 피지컬은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였다. 특히, 등을 지고 2:1 패스를 하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굳이 190cm가 넘지 않더라도 그와 비슷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대한민국은 이런 식으로 과감하게 박스 안으로 직선 패스를 넣으며 투르크의 3선 바로 앞 공간 공략을 이어나갔었다. 이 루트로 득점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박스를 향한 전진 패스를 반드시 있어야 하는 옵션이었다.

 

마지막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공간 패스였다. 투르크가 올라온 상황을 기다리며 황의조나 손흥민, 남태희, 권창훈을 향한 공간 패스가 많이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 전술도 판단력이 좋았던 투르크의 골키퍼 덕분에 자주 막히곤 했었다. 손흥민을 빼면 그리 빠른 선수가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전술은 효율이 떨어졌다.

 

운이 좋아 잘 풀린 경기, 무의미한 크로스 남발은 자제

 

경기는 5-0으로 끝났지만 전체 경기 내용을 봤을 때는 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전반 추가시간 전까지는 투르크가 집중력을 가져가며 대한민국을 잘 막아냈었다. 전반 종료 전 남태희의 추가골이 결정타였다.

 

후반전은 집중력이 많이 떨이 지며 더 많은 공격과 실수를 하였다. 골이 제때 터져주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투르크 템포에 밀려 무승부 상황이 났을 수도 있다.

 

김신욱이 없다면 스탠딩 상태에서 크로스는 효율이 떨어진다. 최대한 러닝 상태에서 헤더를 할 수 있도록 크로스를 올릴 당사자들이 타이밍을 잘 잡아줘야 한다. 줄 데가 없다고 무작정 올리는 크로스는 곧 볼 소유권의 이탈이다. 신중하게 플레이하길 바란다.

 

2차 예선 마무리하고 최종예선 담금질부터

 

대한민국이 신경 쓸 것은 2차 예선이 아닌 3차 예선이다. 3차 예선에서는 더 날카로운 경기력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득점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2차 예선보다는 최종예선을 목표로 플랜을 세워야 한다. 9월 예정이라고 하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 당장 월드컵에 내년이므로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